- 수석비서관회의서 가닥 잡힐 듯

박근혜 대통령이 위헌시비가 일고 있는 국회법 개정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31일 "국회법 개정안 문제와 관련해선 다양한 가능성을 살펴보고 있다"며 "법리 검토나 의견 수렴 등을 충분히 거친 뒤 입장을 정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김성우 청와대 홍보수석이 지난달 29일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와 관련해 "여러 가능성을 다각적이고 종합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힌 뒤 구체적으로 법률검토를 하고 있다는 점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된다.

김 수석은 "행정입법의 내용을 입법부가 직접 심사하고 그 변경까지 할 수 있도록 국회법을 개정한 것은 법원의 심사권과 행정입법권을 침해하는 것으로 헌법상 권력분립의 원칙에 위배될 소지가 있다"고 비판했다. 법무부와 법제처도 국회법 개정안이 행정부의 입법권과 사법부의 심사권을 침해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청와대와 정부가 이미 위헌소지가 크다는 입장을 정리했지만 거부권 행사여부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은 여러가지 속사정이 있기 때문이다. 청와대는 국회가 개정안을 정부로 송부하기 전에 '결자해지' 차원에서 위헌성 여부를 재검토해 달라는 입장이지만 이미 본회의를 통과한 마당이어서 가능성은 낮다.

국회가 이번 주에 개정안을 정부로 보내오면 박 대통령은 15일 안에 재의를 요구하는 거부권 행사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하지만 거부권을 행사할 경우 행정부와 입법부 간 갈등이 격화되면서 앞으로 남은 정부의 주요 입법과제들이 표류할 경우 정부로서는 더욱 힘든 상황에 처할 수도 있어 부담이다.

이 때문에 청와대 안팎에서는 거부권보다는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 심판을 요구하는 방식으로 대응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국회법 개정안에 대해 권한쟁의 심판을 청구하면 일단 개정안의 효력이 정지된다. 박 대통령이 최종적으로 어떤 판단을 내릴 지는 1일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어느정도 가닥이 잡힐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