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과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이 19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아시안리더십콘퍼런스 개회식에 나란히 앉아 박수치고 있다. 연합뉴스

방한 중인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오는 21일 남북 경제협력의 상징인 개성공단을 방문한다.

반 총장은 19일 인천 송도에서 열린 '2015 세계교육포럼 개회식' 기조연설 뒤 기자회견을 갖고 이같이 밝혔다. 그는 "한반도 평화와 안보는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제일 중요한 과제 중 하나"라면서 "저는 대화의 힘을 믿고 있다. 21일 개성공단 방문을 통해 이 같은 (남북 간 협력)사업이 다른 지역으로 확대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반 총장은 21일 오후 경의선 육로를 통해 개성공단을 방문해 남측 관리위원회로부터 공단 현황에 관한 브리핑을 받고 입주 기업, 의료시설 등을 둘러볼 예정이다. 방북 하루 전인 20일 선발대가 파견돼 세부 일정을 조정할 예정이어서 북측 고위급 인사와의 접촉이 이뤄질지 관심을 모은다.

유엔 사무총장의 방북은 1993년 부트로스 갈리 전 유엔 사무총장의 방북 이후 20여 년 만이다. 특히 반 총장의 이번 방문은 북한의 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SLBM) 시험발사 등으로 남북관계의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개성공단 북한 근로자 임금 문제로 갈등을 빚고 있는 가운데 이뤄진다. 이 때문에 경색된 남북관계의 돌파구를 마련하는 계기가 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반 총장은 이날 '성완종 파문'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그는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과의 관계에 대해 "충청포럼의 회원으로서 국내에서 몇 번 만났지만 국내 정치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 사이는 아니었다"고 밝혔다. 반 총장은 "성 전 회장이 극단적인 선택으로 불행하게 삶을 마감한 것에 대해 가족들께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면서도 "유엔 사무총장으로 직분 수행을 충실히 해 왔고, 8년 반 동안 국내정치에 관심에 없었다. 또 성 전 회장과 앉아서 국내정치 이야기를 하는 사이도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이른바 '반기문 대망론'에 대해서도 "국내정치는 한국의 발전을 위해 헌신하겠다 생각하고 노력하시는 분들이 많이 있다. 그런 분들이 국민의 판단을 받아서 역할을 하는 것이 타당하다"며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반 총장은 "나는 내년 12월 31일까지 임기 끝날 때까지 인류를 위한 일에 모든 힘을 바치겠다. 차기 대권후보 여론조사 등에서 아예 내 이름을 올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