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칠레 산티아고에서 열린 동포 만찬 간담회에서 건배하고 있다. 연합뉴스

- '성완종 파문' 위기 정면돌파
- 전방위 개혁 드라이브 신호탄

박근혜 대통령이 중남미 4개국 순방 중 동포간담회에서 이례적으로 '사회 개혁'을 연달아 언급해 주목된다. 박 대통령이 '성완종 파문'을 정치개혁차원에서 정면돌파하겠다는 의중을 드러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박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세 번째 방문국인 칠레의 수도 산티아고에 도착한 직후 가진 동포 간담회에서 "창조경제와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을 차질없이 추진하고 사회개혁에 박차를 가해서 반드시 경제재도약을 이뤄내겠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지난 19일 두 번째 방문국인 페루의 리마에서 가진 동포 간담회에서도 "우리 사회의 적폐 해소와 사회적 개혁에 박차를 가해 경제 재도약을 반드시 이루고 희망의 새시대를 열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

동포간담회는 대통령의 순방외교 일정 가운데 가 국내 현안과 관련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유일한 기회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박 대통령의 '사회개혁' 언급은 '성완종 파문'에서 드러난 정치적 적폐를 포함한 사회전반에 대한 개혁의지를 강조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앞서 박 대통령은 지난 3월 초 중동 4개국 순방 당시 동포간담회에서 "사회전반에 혁신의 물결이 넘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언급했다. 박 대통령의 표현이 중동 순방에서 '혁신'이던 것이 이번 중남미 순방에서 '개혁'으로 옮겨갔다.

특히 박 대통령이 '성완종 리스트' 파문과 관련, 이미 검찰에 정치개혁 차원의 수사를 지시해놓은 상황에서 사회개혁을 언급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정치뿐 아니라 사회전반의 개혁드라이브를 통해 현재의 난국을 돌파하려는 의지를 보인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또 성완종 파문으로 여론이 눈에 띄게 악화되고 국정의 동력마저 떨어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여권 내에 팽배한 가운데 개혁이라는 강도 높은 단어를 통해 국정과제 추진의 고삐를 놓지 않겠다는 뜻을 반영했다는 해석도 있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박 대통령이 사회개혁이라는 단어를 언급한 것은 처음인 것 같다"며 "사회개혁은 정치개혁까지 포괄하는 의미가 있는 만큼 국정 전반에 대한 박 대통령의 개혁 의지를 담고 있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한편 박 대통령은 이날 미첼 바첼레트 칠레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과학기술·정보통신·보건의료·방산·교육 등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새로운 성장동력 분야로 교류와 협력을 확대하기 위한 제반 방안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산티아고= 손균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