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완종 쓰나미'가 정치권 전체를 뒤덮고 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야당 인사가 포함된 '미확인 리스트'가 나돌았다. 일부 언론은 야당 의원 7, 8명이 포함된 새로운 '성완종 리스트'를 검찰이 확보했다고 보도했지만 검찰은 부인했다. 일각에선 이완구 국무총리가 지난 대정부질문 과정에서 밝힌 검찰의 '광범위한 수사'가 현실화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까지 하고 있다. 정치권 전체를 뒤흔드는 '여의도 게이트'로 비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17일 한 매체는 여야 유력 정치인 14명에게 불법 자금을 제공한 내역을 담은 고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로비 장부를 검찰 특별수사팀이 확보했다고 보도했다. 이 장부에는 당초 '성완종 메모'에 등장한 현 정부 인사 8명 가운데 4, 5명과 지금까지 언급되지 않았던 새정치민주연합 중진 의원 등 야당 정치인 7, 8명에 대한 로비 자료가 포함됐다고 이 매체는 주장했다. A4용지 30여 장 분량의 이 장부에는 정치인 이름·금액과 함께 가령 '20××년 ×월×일 ○○호텔 ○○ 식당'식으로 금품 전달 시기와 장소가 상세히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고 이 매체는 보도했다.

또 이날 정치권 안팎에서는 확인되지 않은 각종 설이 난무했다.

특히 야당 인사들의 이름이 담긴 복수의 '미확인 리스트'가 '찌라시'(증권가 정보지) 형태로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등을 통해 급속히 퍼져나갔다. 만약 야당 정치인의 연루가 사실로 드러난다면 그동안 이번 사건을 대여 공세의 지렛대로 삼아온 새정치연합의 도덕적 차별성이 여지없이 무너진다. 지금까지 여권을 향해 쏟아냈던 모든 공격이 새정치연합으로 부메랑이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하지만 검찰 관계자는 이날 언론 인터뷰에서 "(지난 15일 경남기업과 성 전 회장의 측근 11명의 주거지 등 15곳을 압수수색 해) 확보한 압수물 중에서 아날로그 자료(종이 문서)에는 (로비 장부가) 없으며, USB 등 디지털 자료는 대검찰청 디지털포렌식센터에서 분석작업이 진행 중이어서 아직 접근할 수 없다"는 취지로 말했다. 이는 또 다른 '성완종 리스트'는 존재할 수도 있으나 아직 수사팀이 정식으로 입수한 상황은 아니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에 야당은 '전형적인 물타기 수법'이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새정치연합 문재인 대표는 이날 "이 사안을 야당까지 끌어들여 물타기로 가려는 것 아닌가. 그런 시도에 대해 분노를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검찰도 그렇게 확인된 바가 없다는 것 아니냐"며 이날 오후 검찰이 장부 입수 사실을 일단 부인한 것을 근거로 삼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