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부울경 정치아카데미에서 특강을 하는 박관용 전 국회의장. 전민철 기자

- 강사: 박관용 전 국회의장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THAAD)의 한국 배치는 성사될 가능성이 큽니다."

박관용 전 국회의장은 25일 오후 부산롯데호텔 3층 펄룸에서 열린 국제신문 주최 제8기 부울경 정치아카데미(2주차)에서 '격동하는 동북아 정세'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그는 돈 오버도퍼 존스홉킨스대 교수의 책 '두 개의 한국'을 인용해 "한국은 중국 일본 미국 러시아 등의 틈에서 살아가는 '위험한 나라'이므로 국제정치를 국민들이 알아야 한다"며 강의를 시작했다.

그는 현재 한반도에서 진행되는 미·중의 패권주의 경쟁인 사드와 AIIB(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 논쟁을 집중적으로 설명했다. 박 전 의장은 "사드는 동맹국을 동원해 중국을 견제하고자 하는 미국의 노림수가 숨어있으며, AIIB는 달러화로 대표되는 미국 중심의 금융 패권에 대한 중국의 도전"이라고 설명했다.

박 전 의장은 한미동맹이 강화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북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드가 필요하다고 주장할 수 있다"며 "그렇다 하더라도, 통일문제의 핵심이 될 수 있는 중국과 원활한 관계를 외교를 통해 유지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 박 전 의장은 중국 주도의 AIIB에는 한국이 참가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도 내놨다.

박 전 의장은 북한이 오래가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자생적으로 생겨가는 시장이 북한 체제를 무너뜨리게 될 것"이라며 "사회주의 몰락의 역사 속에서 북한 역시 예외가 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통일 비용이 많이 들어간다고 걱정하는 사람이 많은데, 통일 비용보다 분단의 현실을 관리하는 데 더 많은 돈이 들어간다는 것을 직시해야 한다"며 국민 모두 통일에 대한 염원을 간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6선 의원 출신인 박 전 의장은 문민정부 시절 대통령 비서실장을 역임했고 현재 동아대학교 사회과학대학 정치행정학 석좌교수를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