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北, 법인장 소집…정부, 불참 지시
-2년전 가동중단 사태 재연 우려

개성공단 임금인상을 둘러싸고 남북 당국 간 신경전이 고조되면서 개성공단에 위기감이 증폭되고 있다. 북한은 17일 최저임금 인상 등이 포함된 노동규정 개정과 관련, 개성공단 내 한국 입주기업 현지법인장들을 긴급 소집했다. 이에 정부는 법인장들에게 불참을 요청하고 별도의 설명회를 열면서 때아닌 설명회 경쟁이 벌어졌다.

통일부 당국자는 "북측이 개성공단 관리위원회를 통해 우리 기업의 현지 법인장들에게 최근 개정한 노동규정에 대해 설명하고 싶다며 이날 오전 11시까지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 사무실로 모이라고 통보했다"고 말했다. 이에 정부는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에 북측 소집 설명회에 참석하지 말라는 지침을 전달하는 한편 북측에는 18일 개성공단기업협회 사장단이 방북해 전체 입주기업의 의견을 전달하기로 돼 있으니 그 때 대표단에게 직접 설명하는 게 좋겠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면서 정부는 이날 오후 3시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개성공단 입주기업을 대상으로 북측 임금인상에 따른 대책 설명회를 개최했다.

이처럼 개성공단 임금을 둘러싼 남북당국 간 갈등이 증폭되면서 2년 전 공단 가동중단 사태가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013년 4월 초 북측이 일방적으로 개성공단의 통행을 제한하고 북한 근로자를 철수하면서 130일 넘게 조업이 중단되는 바람에 입주기업의 피해액(정부 신고 기준)이 1조566억 원에 달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가동 중단 우려에 "북측이 불만을 갖고 근로자들을 출근 안 시키거나 태업을 하는 게 예상은 되지만 그렇다고 해서 전원을 철수시켜 막대한 차질을 가져오는 상황은 예단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