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정원장 이병호 내정

- 홍보수석 김성우 발탁

박근혜 대통령이 집권 3년 차를 맞아 추진해온 인적 쇄신의 '마지막 퍼즐'은 파격적이었다. 박 대통령은 27일 새 비서실장에 이병기(사진) 현 국가정보원장을 임명했다. 8개월 된 현직 정보기관 수장을 비서실장에 이례적으로 발탁한 것은 국정 장악력을 한층 높이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하지만 야권은 정보정치 공안정치를 거론하며 불통인사라고 비판하고 나서 국정운영에 부담이 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박 대통령은 이날 '불통국정'의 책임자로 지목돼 물러난 김기춘 전 비서실장의 후임으로 이 국정원장을 발탁한 데 대해 "국제관계와 남북관계에 밝고 정무적인 능력과 리더십을 갖춘 분"이라고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을 통해 밝혔다. 이 신임 비서실장은 직업외교관 출신으로 2007년 대선 경선캠프에서 선거대책부위원장, 지난 대선 때 여의도연구소 고문을 역임한 데 이어 현 정권 들어 초대 주일대사를 거쳐 국정원장을 연이어 역임한 박 대통령의 최측근 인사다. 이 실장은 이러한 자신의 위상에 걸맞게 향후 박 대통령의 국정운영 전반에 대해 폭넓은 조언자 역할을 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또 박 대통령은 비서실장으로 자리를 옮긴 이병기 국정원장 후임에 이병호 전 안기부(현 국정원) 2차장을 내정했다. 민 대변인은 "26년간 국정원에서 국제국장과 2차장 등 요직을 두루 거쳐 관련 경험과 전문성이 풍부하다"며 발탁 배경을 밝혔다. 또 청와대 윤두현 홍보수석을 경질하고 김성우 현 대통령 사회문화특보를 후임으로 기용했다. 대통령 정무특보에는 새누리당 주호영 윤상현 김재원 의원이, 홍보특보에는 과거 민주당 쪽에 몸담았다 지난 대선 때 새누리당으로 옮겨온 김경재 전 의원이 임명됐다.

박 대통령은 지난달 12일 신년 기자회견을 통해 비서실장 교체를 시사한 뒤 이완구 국무총리 발탁과 청와대 조직개편, 4개 부처 개각에 이어 46일 만에 비서실장에 최측근을 '깜짝 발탁'하는 등 '청와대 문건 유출 파동' 이후 진행된 여권 진용개편을 마무리했다.

하지만 야권은 일방통행식 국정운영 기조를 바꾸라는 국민적 요구를 거부한 불통인사라고 비판하고 나섰다. 새정치민주연합 김영록 수석대변인은 "음지에서 일하는 정보기관의 수장을 국정운영의 중심인 청와대 비서실장에 임명한 것은 사상 유례 없는 잘못된 인사"라며 "국민소통과 거리가 먼 숨 막히는 회전문 인사"라고 잘라 말했다.

김 수석대변인은 이 국정원장 내정자에 대해 "국정원 개혁을 바라는 국민 여망을 무시한 실망스러운 인사"라고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