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 부산시당 탈원전·신재생에너지특별위원회가 26일 도시철도 서면 환승역에서 '고물 고리1호기 폐쇄를 위한 10만인 서명운동' 돌입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김성효 기자

- 새정연, 10만인 서명운동 돌입
- 내일 연장반대 시민 걷기대회

- 발언 확대해석 보도로 난감상황
- 새누리 김 대표 "신중히 접근을"
- 정부 "폐쇄 확정된 것 아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고리1호기 폐로 문제가 부산 울산 경남(PK) 정치권의 '뜨거운 감자'로 부상하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고리 1호기 폐로에 당력을 집중하며 지역 현안 주도권 확보에 나섰다. 반면 새누리당은 난감한 상황에 처했다. 정부가 고리1호기 폐로를 최종 결정하지 않았는데도 일부 언론이 김무성 대표의 발언을 확대 해석, 폐로를 결정했다고 서둘러 보도한 것이 단초가 됐다. 폐로를 촉구하는 활동을 하게 되면 김 대표의 발언을 뒤집는 모양새가 되고, 안하게 되면 정부가 폐로를 최종 확정할 경우 그 성과가 야당에 넘어가기 때문이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26일 고리1호기 폐로와 관련, "고리원전 문제는 우리나라 원전 전체와 연관된 문제다. 이것만 주장해서는 될 것도 안된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전날 부산시와 새누리당 부산시당 간 당정회의에서도 "고리1호기는 원전 한 개의 문제가 아니고 국가적 사업이고 다른 지역 원전 입지와도 연관이 있다"며 "정부 입장을 파악해보니 부산시민들이 원하는대로 갈 것 같으니 다른 문제 해결될 때까지 지켜보자"고 신중한 접근을 당부했다. 이 때문에 김 대표는 당시 회의에서 하태경 의원이 주도한 고리1호기 폐로 결의안 서명에도 참여하지 않았다.

산업자원부도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한수원이 자체적으로 안전성을 평가 중"이라며 "한수원의 평가결과를 토대로 경제성과 지역수용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계속 운전 신청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정부 입장이 변함이 없는데도 부산 의원들은 당초 계획했던 고리1호기 폐로 결의안 서명 작업과 원안위 회의 참관 등을 모두 유보했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빠진 것이다.

반면 새정치연합 부산시당(위원장 김영춘)은 최근 출범시킨 탈원전·신재생에너지특별위원회(윤준호, 조용우 공동위원장·탈원전특위) 주도로 26일 오전 도시철도 서면 환승역에서 '고물 고리1호기 폐쇄를 위한 10만인 서명운동'에 본격적으로 돌입했다.

이날 서명전에는 김영춘 시당위원장을 비롯해 탈원전특위 위원, 지방의원 등 100여 명이 참가해 고리1호기 폐쇄를 향한 부산시당의 강력한 의지를 표했고, 다수 시민들이 서명에 참여했다. 선포식 인사말에서 김 위원장은 "고리1호기 폐쇄에 대해 여당과 정부 부처간 엇박자가 나고 있다. 시민은 누구 말을 믿어야 할지 혼란스럽다"며 김무성 대표와 산자부의 엇갈린 입장을 꼬집었다. 탈원전특위는 서명선포기자회견을 시작으로 고리1호기 재수명연장 신청마감기한인 6월 18일까지 부산지역 18개 지역위원회가 모두 나서 거점별로 서명운동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한편 부산 출신 문재인 당대표도 최근 최고위원회의에서 "노후원전 연장은 세월호의 재탕이다. 결코 용납할 수 없다"고 발언하며 재가동 반대 의지를 분명히 했고 역시 부산 출신인 안철수 전 공동대표는 28일 직접 부산을 찾아 고리1호기 폐쇄 촉구 시민걷기대회에 참석해 힘을 보탤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