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23일 오후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김종필 전 국무총리의 부인 고 박영옥 씨의 빈소를 찾아 조문 후 김 전 총리를 위로하고 있다. 연합뉴스

- 세월호참사·비선의혹·인사 실패
- 잇단 악재에 국민불신·분노 자초

- 다자외교로 신뢰프로세스 구축
- FTA통한 경제영토 확대는 성과

- 불통·일방통행식 국정운영 탈피
- 경제 혁신·4대개혁 최대 과제로

25일 출범 2주년을 맞는 박근혜 정부의 국정운영 성적표는 '외화내빈'으로 평가된다. 외교안보 등 외치에서 상당한 성과를 거뒀지만, 경제와 복지 등 내치에서는 상대적으로 부진했다는 데 전문가들의 견해가 대체로 일치한다.

■세월호·인사참극 속 경제영토 확대

박 대통령은 1년 전 통일대박론과 혁신경제론을 내걸고 성공한 정부로 가기 위한 승부수를 띄웠다. 그러나 박 대통령의 집권2년차 구상은 특유의 '마이웨이식' 국정운영으로 야당과 여론으로부터 불통논란에 휩싸이면서 동력이 반감했다. 지난해 4월 16일 세월호 참사는 '무능과 부패정부'라는 국민적 비난을 불렀다. 세월호 참사현장에서 정부의 무기력한 대응과 내부혼선, 사고원인 조사과정에서 드러난 관피아(관료+마피아) 논란 등은 정부에 대한 국민적 불신과 분노로 이어졌다.

박 대통령은 해경 해체와 국민안전처, 인사혁신처 신설 등의 초강수를 두면서 정부의 위기대응력 강화와 공직개혁 카드로 반전을 모색했다.

그러나 사의를 표명한 정홍원 국무총리의 후임인사가 또다시 정부의 발목을 잡았다. 안대희 문창극 총리후보가 연이어 낙마하는 인사참극이 벌어져 결국 정 총리를 눌러 앉히는 상황이 발생했다. 지난해 하반기들어 문건파동과 인사난맥에 이어 연말정산 세금폭탄, 건보료 개혁 논란까지 겹치면서 박 대통령의 국정지지율이 30% 밑으로 밀리기도 했다.

경제는 2013년 3.0%에 이어 지난해 3.3%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하는 등 지수상으로 '선방'했지만, 기업과 가계간 소득격차와 비정규직의 급증 등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화됐다.

경기침체는 3년연속 세수결손을 불렀고, 박 대통령의 공약인 '증세없는 복지' 논쟁으로 이어지면서 국정지지율은 곤두박질쳤다.

하지만 관피아 척결,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의 실천, 공무원연금개혁 등 4대 구조개혁 등을 일관성있게 밀어붙이면서 일정한 성과를 낸 부문도 있다.

박 대통령이 통일대박론을 내걸고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와 유라시아이니셔티브를 통해 남북관계 개선에 나서고 다자외교를 통해 격변하는 동북아 정세에 적극 대처한 부분은 평가할만한 대목이다. 또 한-중국, 한-뉴질랜드, 한-베트남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등을 통해 경제영토를 확장한 것도 성과로 꼽힌다.

대구를 시작으로 17개 시도에 개설되고 있는 창조경제혁신센터는 지역경제의 특화발전을 이루는 거점으로 기능하고 있다고 청와대는 평가했다.

■3년차 성패 인사·소통에 달려

청와대는 23일 박 대통령이 주재한 수석비서관회의에서 24개 핵심개혁과제에 대한 추진방안이 심도있게 논의됐다고 밝혔다. 올해 개혁과제는 공공·노동·교육·금융개혁과 경제혁신 및 통일준비로 "우리 경제·사회 전반의 체질개선과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한시도 늦출 수 없는 시급한 과제"라는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5년 단임 대통령제에서 임기 반환점을 돌게 되는 집권 3년차는 국정의 '마지막 골든타임'이라는 점을 들어 24개 개혁과제 중에서도 선택과 집중을 해야 가시적인 성과를 거둘 수 있다고 조언한다. 또 '만기친람식', '일방통행식'이라는 수석어가 따라다니는 박 대통령의 국정운영 스타일도 당정청이 소통하는 구조로 변해야 정치권과 국민의 협력을 얻을 수 있다고 지적한다. 증세없는 복지론 등 정책혼선에 대해서는 과감하게 수정하는 결단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국민에게 실망을 안겨준 '수첩인사'에서 탕평인사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요구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국정성공을 위한 조건으로 꼽히는 부분이다.

3·1절을 앞두고 경색된 한일관계를 푸는 묘수를 찾아낼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매주 국정여론조사를 실시하는 리얼미터의 이택수 대표는 "인사와 소통 문제"라며 "앞으로 후임 비서실장 인선 등 인사 문제에서 국민 요구에 부응하느냐 여부가 지지율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