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로텐더홀 계단에서 통합진보당 소속 의원과 관계자들이 '통합진보당 해산저지 의원단 농성 돌입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용우 기자 ywlee@kookje.co.kr

- 해산 결론 땐 與 위기탈출 기회
- 野 '원죄론'에 입지 위축 불가피

- 기각 결정나면 새누리는 치명타
- 박근혜정부 국정운영 험로 예고

헌정사상 처음인 위헌정당 해산심판 청구사건의 최종 결론을 하루 앞둔 18일 정치권은 잔뜩 긴장한 표정이다. 18대 대선 2주년인 19일 헌법재판소가 통합진보당 해산과 관련해 어떤 결정을 내리든 연말 정국은 '비선실세 국정농단' 의혹 사태를 밀어내고 진보당 사태에 따른 후폭풍에 휘말릴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다만 헌재가 '인용' 혹은 '기각' 가운데 어떤 결정을 내리느냐에 따라 파장의 방향이 달라지면서 여야의 운명은 극과 극으로 달라질 전망이다. 통합진보당 해산 판결이 나면 여권으로선 이른바 '종북 세력' 타파를 명분으로 내세워 보수층의 결집을 재시도하면서 비선실세 국정농단 의혹 및 문건 유출 파문을 뛰어넘을 힘을 얻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헌재 결정을 전환점으로 삼아 자유민주주의의 이념적 가치 정립을 전면에 내걸고 국면전환을 시도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반대로 통합진보당과의 야권 연대를 성사시켜 이들을 국회에 발을 들이게 한 '원죄론'에서 자유롭지 못한 새정치민주연합은 곤혹스러운 지경에 빠질 수밖에 없다. 이념 논쟁의 격랑에 휘말리면 공무원연금 개혁과 자원외교 국정조사 실시를 위해 목소리를 높여온 연말 대치 정국에서 입지가 좁아질 수 있다.

반대로 해산 결정이 나지 않는다면 여권에 상당한 타격이 예상된다. 당장 헌재의 기일을 앞당겨 비선실세 의혹을 뛰어넘으려 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진다. 야권은 반대로 여권이 근거없는 '종북 몰이'로 진보진영 전체에 타격을 줬다며 대대적인 반격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여야 대치전선이 가팔라지면서 박근혜 정부의 집권 3년 차에 험로를 예고할 가능성이 크다.

벼랑 끝에 내몰린 통합진보당 의원단은 이날 국회 본회의장 앞 계단에서 연좌농성에 돌입했고, 헌재 앞에서 긴급 연석회의와 촛불집회를 여는 등 장외투쟁을 병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