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도부 "추대-경선 아직은 미정"

20여 일 앞으로 다가온 새정치민주연합 부산시당 위원장 선거가 '시계제로' 상황으로 급변하고 있다. 김병원 전 경성대 교수가 경선을 요구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이에 합의 추대가 유력했던 김영춘 전 의원(부산진갑 지역위원장)이 한 발 빼는 듯한 입장을 취하고 있어 부산시당 지도부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는 형국이다.

김 전 교수는 지난 15일 부산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부산지역에서 야권 세력의 정착과 소외된 시민을 위해 출마를 결심했다. 필요하면 경선도 피하지 않겠다"라며 공식 출마선언을 했다. 올해 67세인 김 전교수는 경성대 행정학과에서 퇴임했으며 지난 6·4 지방선거 당시 남구청장 후보로 출마했다. 김 전 교수의 경선 출마 선언은 이달 초 10여 명의 새정연 부산지역구 위원장이 모여 차기 위원장을 김 전 의원으로 합의 추대하자고 뜻을 모은 것에 사실상 반기를 든 셈이다.

이에 동료 지역위원장의 추대 의사에 거부할 명분을 찾지 못했던 김 전 의원은 18일 "주말까지 숙고해 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원래부터 지역구에 좀 더 집중하고 싶은 것이 솔직한 심정이었다. 다만 부산시당 전체 역량 강화에 책임 있는 한 사람으로서 다수 당원의 염원을 외면하기 힘든 것도 맞다. 그래도 경선이라면 문제가 단순하지 않다"고 말했다.

김 전 교수의 출마선언 공식화에 따라 합의 추대가 사실상 물건너 간 것 아니냐는 분위기가 일자 부산시당 지도부는 적잖은 당혹감을 내비치고 있다. 연임한 박재호 부산시당위원장은 "합의 추대냐 경선이냐 문제는 결정된 것이 아무것도 없다. 순리대로 되지 않겠나"라면서도 "개인적으로는 문재인 조경태 두 의원이 2·8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 출마를 결심한 상태에서 부산에서도 지명도 높은 인물이 시당을 힘차게 이끌어 주길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고 밝혔다. 만에 하나 김 전 의원이 경선을 포기하면 김 전 교수를 비롯해 자천 타천으로 출마설이 도는 3, 4명의 후보군이 경선을 치러야 한다. 하지만 이들 인사로는 부산 시민에게 강한 인상을 심어주기에 역부족이 아니겠느냐는 게 박 위원장의 고민인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