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낙폭 경기·인천 이어 두번째

- 전통 지지층도 꾸준히 이탈

- 신공항 표류 與에 대형악재

20대 총선을 1년 4개월가량 남겨둔 올겨울 부산 여권에 유례 없는 '한파'가 몰아치고 있다. 선거 때마다 든든한 방어막이었던 '박근혜 후광'과 '신공항'이 위력을 잃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역풍'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선거가 가까워질수록 상황은 더욱 악화할 가능성이 적지 않아 부산 여권의 긴장감은 고조되고 있다.

2012년 4월 총선, 지난 6·4지방선거에서 박근혜 대통령은 그 자체로 부산 여권의 가장 강력한 무기였다. 지역 여권은 선거 때마다 거세게 몰아친 야권의 '부산 공략'을 '박근혜 마케팅'으로 방어했다. 하지만 더는 박 대통령에게 기대기 어려운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비선 실세 개입 의혹'의 여파가 부산에까지 미치면서 박 대통령에 대한 지지도가 급격히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여론조사 전문 기관인 리얼미터가 공개한 12월 둘째 주 조사에 따르면 부산 울산 경남지역의 박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은 44.7%로 전주에 비해 8.6%포인트 떨어졌다. 하락폭은 경기 인천(-11.5%포인트)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 같은 기간 부정적 평가는 47.7%로 8.7%포인트 높아졌다. 청와대 비선 실세 개입 의혹이 여권의 '텃밭'까지 뒤흔든 것이다. 박 대통령에 대한 전국 지지율은 39.7%로 지난해 2월 25일 취임 이후 처음으로 40% 아래로 내려갔다.

부울경 전통적 지지층의 이탈 속도도 가팔라졌다. 박 대통령의 지난 대선 부울경 득표율은 60.90%였다. 하지만 리얼미터 조사 결과 11월 넷째 주 57.3%였던 지지율은 비선 실세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가 본격적으로 진행된 12월 첫째 주 53.3%로 낮아졌다. 이후 일주일 만에 10%포인트 가까이 더 떨어졌다.

부산 의원들의 '변심'도 '박근혜 후광'이 사라지고 있는 데 따른 영향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부산 의원들은 지난 11일 부산에서 열린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만찬 때 초청됐지만 상당수가 불참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다시 표류하고 있는 '동남권 신공항'도 부산 여권의 대형 악재다. 부산 여권은 선거 때마다 신공항 공약을 내걸고 표심을 자극했지만 차기 총선에서는 통하기 어렵게 됐다. 정부 프로세스는 작동이 멈춘 상태고, 서병수 부산시장이 주장하는 민자 건설도 실현가능성이 불투명하다. 20대 총선이 '신공항 심판론'으로 전개될 것이라는 위기감도 고조되고 있다. 한 부산 의원은 "다음 선거 때 어떤 식으로든 심판론을 각오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