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가 30일 국회의원 지역 선거구를 획정한 법 조항을 헌법불합치로 결정했다. 이와 함께 선거구별 상하한 인구편차를 내년 말까지 현행 3 대 1에서 2 대 1 이하로 변경하라고 제시했다. 올해 9월 인구 기준(총인구 5128만4774명을 현행 246개 선거구로 나눈 평균 인구 20만8000명의 하한 13만8984명·상한 27만7966명)으로 부산 3곳·경남 2곳 등 전국적으로 62곳의 선거구 조정이 필요해 2016년 20대 총선 정치 지형의 대변화가 불가피해졌다.  

헌재는 이날 선거법 25조 2항에 의한 선거구 구역표에 대한 헌법소원 심판에서 "최대 선거구와 최소 선거구의 인구편차가 3 대 1에 달하는 것은 위헌이지만 법적 공백 등의 우려로 헌법불합치 결정을 한다"고 선고했다. 또 "헌법이 허용하는 인구편차의 기준을 인구편차 상하 33.3%, 인구비례 2 대 1을 넘어서지 않는 것으로 변경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밝히고, 선거구 구역표 개정 시한을 내년 12월 31일로 정했다. 앞서 대전과 서울 등의 일부 유권자와 새누리당 정우택·정의당 심상정 의원 등은 현행 선거구별 3 대 1 인구 편차는 "평등 선거 원칙에 반한다"는 취지로 심판을 청구했다.

헌재는 결정 이유와 관련, "인구편차를 3 대 1 이하로 하는 기준을 적용하면 지나친 투표 가치의 불평등이 발생할 수 있다"며 "투표 가치의 평등은 국민 주권주의의 출발점으로 국회의원의 지역 대표성보다 우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현행 법 조항대로 하면 인구가 적은 지역구에서 당선된 의원의 투표 수보다 인구가 많은 지역구에서 낙선한 후보의 투표 수가 많을 수 있다"며 "이는 대의민주주의 관점에서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헌재 결정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인구 기준 전국적으로 62곳(상한 초과 37곳·하한 미달 25곳)의 선거구 변화가 불가피한 것으로 파악됐다. 부산과 경남에서는 해운대기장갑·김해시을·양산시(각 상한 초과)·영도구·서구(각 하한 미달) 등 5곳의 조정이 필요한 것으로 예상됐다. 울산은 해당 사항이 없었다.

하지만 ▷지역구 12곳 증가 ▷수도권 증가 및 경북·전남 등 농촌 감소 ▷여야 텃밭인 영호남 선거구 급변 등에 대한 논란이 거세 선거구 획정을 둘러싼 진통과 함께 중대선거구제로의 개편 논의로까지 비화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새누리당 박대출 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에서 "선거구 재획정으로 인한 급격한 변화로 정치권과 국민에게 혼란을 줄까 걱정된다"고 지적했다. 새정치민주연합 김성수 대변인도 "인구비례에 따른 표의 등가성뿐 아니라 농어촌의 지역 대표성이 충분히 고려되지 않은 점은 아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