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29일 국회에서 시정연설에 이어 여야 대표회담을 마치고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등 지도부와 함께 나갈 때 세월호 유족들이 본청 2층 정문 앞에서 '유족 참여 특별법 제정' 등의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용우 기자 ywlee@kookje.co.kr

- 정부 지갑 닫으면 저성장 악순환
- 적자예산 배경·경제살리기 강조
- 창조경제·일자리 지원 예산 확대
- 'FTA 네트워크' 기업 해외행 지원
- 자본시장법·김영란법 등 거론
- '방산비리=이적' 뿌리 뽑을 것

박근혜 대통령은 29일 국회 시정연설을 통해 "지금 우리 경제는 여전히 위기"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예산안이 경제살리기를 위한 '마지막 골든타임'의 처방전이라고 강조하면서 국회의 협조를 요청했다.

박 대통령은 현 경제상황에 대한 진단과 적자예산 편성 배경,경제 활성화의 필요성과 세부예산 편성내역을 상세히 설명하면서 "국회와 정부, 국민과 기업 모두가 하나가 돼 경제살리기에 총력을 다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박 대통령은 고령화로 인한 생산인구 감소로 갈수록 성장잠재력이 떨어지고 장기불황에 빠져 우리 경제가 동력을 잃어버릴 수 있다면서 올해보다 20조 원을 늘려 내년도 예산을 편성할 수밖에 없었다는 점을 역설했다.

최근 국정감사에서 이른바 '초이노믹스'에 대해 야당은 물론 새누리당 일각에서도 비판과 우려가 제기됐으나 박 대통령은 확장적 재정만이 경기회복의 불씨를 살리고 이것이 세입확대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다고 반박했다. 박 대통령은 또 확장적 예산 편성에 따른 재정적자와 국가채무 증가 우려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이러한 선순환 구조 정착이 재정적자와 국가채무를 줄일 최선의 방책이라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정부마저 지갑을 닫아버린다면 저성장의 악순환에서 빠져나올 수 없다"며 재정확대가 경기회복의 마중물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박 대통령은 내년도 예산안이 경제혁신 3개년 계획에 따라 예산을 편성한 첫해라고 소개하면서 "안전분야 예산을 14조6000억 원으로 확대 편성했다"고 설명했다. 또 "내년도 창조경제 지원에 올해보다 17.1% 늘어난 8조3000억 원을 투입할 계획이고, 창조경제밸리사업에 새로 308억 원을 투입하겠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가계소득 확충과 내수 활성화를 위해 "내년도 일자리 지원 예산을 역대 최고 규모인 14조3000억 원으로 확대했다"고 밝혔다. 사회안전망 구축차원에서 "복지예산은 사상 처음으로 정부예산의 30%를 넘는 115조5000억 원으로 늘렸다"고 설명했다. 기업 해외진출 지원책의 하나로는 '자유무역협정(FTA) 네트워크 확대'를 들면서 호주, 캐나다와의 FTA 국회비준안 조속 처리를 촉구하는 한편 중국, 뉴질랜드, 베트남과의 FTA 협상도 이른 시일 내 타결짓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박 대통령은 이와 함께 자본시장법, 세모녀법, 주택시장 정상화법 민생경제법안 처리를 요구했다. 박 대통령은 "공직혁신과 부패척결을 이루지 않고선 지금의 노력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될 것"이라며 김영란법과 유병언법 등 부정부패 척결을 위한 개혁법안의 조속한 처리를 국회에 요청했다.

특히 박 대통령은 최근 국정감사 과정에서 드러난 방산·군납비리를 "안보의 누수를 가져오는 이적행위"로 규정하고 "일벌백계 차원에서 강력히 척결해 그 뿌리를 뽑을 것"이라며 강도 높은 대응에 나설 것임을 예고했다.

검찰과 감사원 등 사정기관이 동원된 대대적인 방산비리 척결 작업이 진행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