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29일 국회에서 한 시정연설의 핵심은 '경제'였다. 현재 우리 경제에 대한 진단과 해법에 대해 각각 '위기'와 '마중물'이라는 표현도 썼다. 시정연설의 처음과 마지막이 '경제살리기'로 채워졌을 정도였다.

박 대통령은 "한국은행이 지난주 발표한 3분기 GDP 성장을 보면 제조업 생산이 0.9% 줄고 수출마저 큰 폭으로 감소했으며 8월 설비투자는 11년 7개월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며 "우리 경제는 저성장, 저물가, 엔저라는 신(新) 3저의 도전으로 기업경쟁력이 크게 약화하고 있고 미국의 조기 금리 인상 가능성 등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도 심화하고 있다"며 암울한 경제 현실을 지적했다.

박 대통령은 이런 경제위기 상황을 돌파하기 위해 20조 원 확대해 편성한 재정으로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공무원연금 개혁 등 공공부문 개혁, 공공기관 혁신 등도 결국 경제 활성화를 위한 기초체력을 확보하는 데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박 대통령이 시정연설에서 경제를 강조한 것은 단순한 엄살이 아니라 우리 경제가 처한 현실을 반영한 것이기도 하지만 집권 3년 차의 '승부수'를 던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박 대통령은 지난 2월 '기초가 튼튼한 경제', '역동적인 혁신경제', '내수와 수출이 균형된 경제'를 내걸고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을 제시했으나, 세월호 참사와 국정원 대선개입 의혹 등으로 여야 정치권이 대립국면을 벗어나지 못하면서 발목이 잡힌 상태이다.

박 대통령이 이날 조목조목 민생경제법안과 국정개혁법안 등을 거론하면서 국회의 협조를 요청한 것은 거꾸로 이 법안처리가 지연되고 있는 국회의 비협조로 경제상황이 악화하고 있다는 일종의 대정치권 압박용이라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이다

따라서 이번 시정연설에서 민생과 경제를 내걸고 국회를 압박함으로써 5년 단임제에서 '마지막 골든타임'이 될 수도 있는 집권 3년 차에 경제 활성화에 대한 가시적 성과를 거두겠다는 뜻이 담긴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당장 문희상 새정치민주연합 비대위원장이 박 대통령의 바로 앞에서 '초이노믹스'를 비판하는 등 정치권이 당장 박 대통령의 요구를 수용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규제개혁법안과 부동산 정상화법안에 대해서도 야당은 물론 여당 일각에서도 재벌 봐주기 등이라는 부정적인 시각을 거두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