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해운보증 증액 문제 관련
- 서 시장 소극적 태도 등에 불만
- 20대 총선 앞둔 '동상이몽' 분석

부산시와 부산 새누리당 사이에 내년도 시 예산안 편성을 둘러싼 '잡음'이 일고 있다. 오는 30일부터 국회 내년도 예산 심사가 본격화하지만 양측이 삐걱대면서 내년도 시 예산 확보 전략에 차질을 빚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새누리당 부산시당은 "29일 오전 국회에서 부산 의원들과 시가 내년도 국비 확보 및 현안 법안 처리를 위한 당정회의를 갖는다"고 24일 밝혔다. 이날 오후에는 부산 의원 보좌진과 부산시 예산 담당자들이 내년도 국비 확보를 위한 실무협의도 하는 등 국회 예산 확보전에 시동을 건다.

하지만 내년도 시 예산 확보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일부 보좌진은 시와의 실무협의에 참석하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내년도 시비 편성안이 사실상 마무리된 시점인데도 사전 협의가 없었던 것에 대한 불만이 높기 때문이다. 즉, 시가 국비 확보 책임만 국회에 떠넘기려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생기고 있다.

한 부산 의원 관계자는 "내년도 시비를 어디에 어떻게 사용할 것인지는 이미 정해졌는데, 이제 와서 협의를 하자고 하는 것은 국비 확보 책임만 국회에 미루겠다는 심사가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부산 여당에서는 한국해운보증 기금 증액 문제와 관련, 서병수 부산시장에 대한 불만도 노골화하고 있다. 서 시장이 나서도 시의 목표액인 700억 원 증액이 어려운 상황인데도 예산 실무진에만 맡겨놓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일부 실무진은 정부 재정 추가 투입에 큰 영향을 발휘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국회와의 협력도 원활하지 않다는 것이 상당수 의원 측의 평가다.

또 부산 여당에서는 한국해운보증에 대한 예산이 증액되면 시의 다른 분야 국비가 추가 확보가 어렵게 될 가능성이 높은데도 시의 대응책이 전무하다는 비판도 나온다. 한 의원 측은 "서 시장이 주도한 사안인데도 책임은 다른 데서 져야 할 판"이라고 불만을 드러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각 의원 측이 요구하는 상황은 모두 알고 있고, 각 지역 현안들을 어떻게 풀 것인지에 대한 계획도 갖고 있다"며 "다만, 단계별로 하는 사업의 진척 속도가 빠르지 않아 의원 측에서 불만을 가질 수는 있지만 해당 지역 현안을 푸는 것은 시가 모두 챙기고 있다"고 반박했다.

내년도 예산안을 둘러싼 양측의 이견이 노출되고 있는 것은 시와 부산 의원들의 '동상이몽' 탓이다. 2016년 20대 총선을 앞둔 부산 의원들은 사실상 내년이 지역에 성과를 낼 수 있는 마지막 시기다. 서 시장도 취임 2년차인 내년에 가시적 성과를 보여야 남은 임기 동안 안정적으로 시정을 이끌어갈 수 있다. 급한 상황은 서로 마찬가지지만 부산 의원들과 서 시장의 위치가 다른 데서 오는 충돌로 보는 시각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