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 행사장에 나란히 참석한 서병수(왼쪽) 부산시장과 이해동(오른쪽) 시의회 의장.

- 내달 행정감사 '고비'될 듯

'서병수 시장은 시의회 의견에 최대한 힘을 실어주고, 이해동 의장은 형식에 얽매이지 않는 유연성을 발휘하고'.

요즘 부산시의회와 부산시 간의 관계를 잘 말해주는 표현이다.

지난 17일 오전 부산시의회 제240회 임시회 폐회 직후 정치담당 기자들과 만난 서 시장은 "(정당 간의 이해관계가 없어서인지) 시의회가 국회보다 훨씬 더 생산적인 같다"고 말했다. 취임 넉 달을 맞은 서 시장이 자신이 직접 경험한 시의회에 후한 점수를 준 것이다. 더 나아가 서 시장은 "시의회 5분자유발언에서 제기된 안건을 담당 국장이 확대간부회의 때 별도로 보고하도록 조치했다"고도 했다. 4선 국회의원을 지낸 서 시장은 본회의에 출석할 때마다 시의원 전원과 일일이 악수하는 등 깍듯한 예도 갖추고 있다.

또 다른 장면. 제240회 임시회 마지막 본회의장에는 시 본청 국장급 간부 4명이 불참했다. 시정 현안 일정과 겹쳤기 때문으로 이 의장이 사전에 양해를 해줬다. 지난 8일 본회의 시정질문 둘째 날에도 서 시장은 오후에 본회의장 자리를 비웠다. 서 시장은 그 시간 시청사에서 열린 경제 관련 행사에 참석하고 있었다. 시의회는 긴급히 시정질문의 순서까지 조정해가며, 서 시장을 배려했다는 후문이다. 역시 이 의장의 결단이 있었다. 그뿐만 아니다. 이 의장은 사석에서 "서 시장은 중진 정치인 출신이라서 그런지 역시 큰 그림을 그리는 것 같더라"는 덕담도 하고 있다. 이처럼 출범 넉 달째인 이해동 체제의 시의회와 서 시장이 이끄는 시의 관계가 순항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적어도 겉으로는 '밀월'에 가까울 정도다. 시의회 관계자는 "서 시장이 시의회를 최대한 존중하는 태도를 보이고, 이 의장 역시 시정에 협조할 것은 최대한 협조한다는 평소 지론에 따라 유연한 리더십을 발휘함으로써 양측 관계가 어느 때보다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양측의 이런 관계가 얼마나 더 지속될 지는 두고 봐야 한다. 시정 집행기관과 감시·견제하는 기관의 특성상 언제든 대립각이 형성될 수 있다. 이 의장은 다음 달 열리는 첫 행정사무감사가 어느 때보다 '현미경' 감사가 될 것이라고 예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