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부산 동구 범일동 한국거래소 본사에서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새누리당 김정훈(왼쪽) 의원이 질의하고 있다. 백한기 선임기자 baekhk@kookje.co.kr

- 거래소·예탁결제원·코스콤
- 임금, 동종업계 최고 수준
- 기부금은 76.8% 확 줄여
- 의원들 "방만 경영" 질타
- 개인정보 유출사건도 도마

- 세월호 '해경 유착' 언딘에
- 기보, 녹색기술 인증 논란

국회 정무위원회가 13일 부산 동구 범일동 한국거래소 본사 6층에서 한국거래소(KRX) 기술보증기금 한국예탁결제원 코스콤 등을 대상으로 실시한 국정감사에서는 방만한 경영 행태와 각종 사고에 대한 여야 의원의 질타가 쏟아졌다. 특히 KRX 예탁결제원 코스콤 등은 최근 2년 사이 영업이익이 79%나 감소했는데도, 직원 연봉 및 복리 후생은 15%가량 증가한 사실이 드러났다.

■영업이익 감소에도 연봉 급등

새정치민주연합 신학용 의원이 거래소 예탁결제원 코스콤 등 3사로부터 받은 '최근 3년간 손익계산서'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평균 영업이익은 2011년 대비 78.5%나 줄었지만 임직원 수는 13.4% 늘어났다. 또 사회공헌 등 기부금은 76.8% 감축한 반면 직원 연봉과 복리 후생은 14.9% 증가했다. 이들 3사 직원의 평균 연봉은 지난해 기준 9825만 원으로 동종 업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신 의원은 "이들 3사는 국고재원이 아닌 증권사 등 회원사들의 회비로 운영되기에 탄력적 기관 운영과 고통분담의 자세가 필요한데도 방만 운영을 이어가며 수익원 감소분을 사회공헌활동 및 주주배당 축소에 떠넘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코스콤에서 발생한 의 공인인증서의 개인정보 유출 사고와 거래소의 해외상장사에 대한 관리 부실 문제도 집중적으로 거론됐다. 새정연 김영환 의원은 "코스콤이 발행한 공인인증서의 개인정보 유출 건수가 지난해 967건에서 올해 9월 3174건으로 증가했다"며 "특히 지난달에는 전달의 두 배 수준인 1300여 건의 공인인증서 유출이 일어났지만 코스콤 측은 '고객이 금전적인 피해를 입은 사실이 없다'는 이유로 특별한 사후조치를 하지 않고 수수방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정연대 코스콤 사장은 "개인 컴퓨터에서 정보가 유출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일일이 이를 통제할 수 없어서 전체적으로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공지사항을 내보내고 있다"고 답변했다.

새정연 이학영 의원은 "한국거래소가 2007년부터 국내 증시에 상장시킨 16개 중국기업 가운데 연합과기 등 6개가 불법 행위 등을 이유로 상장 폐지됐다"며 "거래소가 외국기업 관련 리스크에 대한 준비를 하지 않고 상장 유치에만 매달린 결과 국내 투자자들만 피해를 입었다"고 지적했다.

■녹색금융 운용 '허술'

이날 국감에서는 기술보증기금의 허술한 녹색금융 운용 실태도 집중 거론됐다. 새누리당 김상민 의원은 "기보가 2012년 세월호 구조작업과 관련해 논란을 빚었던 '언딘'에 대해 '조류발전 시스템 시공 및 고박' 분야를 핵심기술로 보고 녹색기술 인증을 했지만 이는 선례가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이어 "특히 정책금융공사에서 출연한 사모투자펀드가 언딘의 2대 주주로 올라있는 상황에서 녹색기술인증을 한 것에 대해 의혹을 제기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또 "기보는 당시 이명박 정부의 핵심구호였던 '녹색성장'의 기조에 맞춰 2009년 녹색금융의 보증 규모를 늘리고 다양한 상품들을 만들어냈지만, 90% 이상이 녹색미인증 기업에 제공되고 현재는 거의 신규보증이 없이 허술하게 운영되고 있다"고 몰아쳤다.

기보가 여전히 향후 발전 가능성보다 신용등급이 우량한 기업에 보증을 더 많이 해주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새정연 강기정 의원이 기보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기보가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신규 보증한 총 5만5898개 기업 중 52%(2만8937개 기업)가 민간 금융기관으로부터 자금조달이 가능한 'A', 'B' 등급인 것으로 집계됐다. 강 의원은 "재무상태보다는 기술력이 뛰어난 기업에 보증을 서야하는 기보의 기술평가 제도의 취지에 역행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