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가까스로 한 달 동안 공전한 정기국회를 정상화하기로 했지만 내주 시작되는 국정감사 때문에 싸움은 이제부터라는전망이 나온다. 특히 문희상 새정치민주연합 비상대책위원장이 등원의 명분으로 "국회에 들어가원내투쟁으로서 야당의 존재감을 보이자"고 했던 만큼 야당의 무대로 불리는 국정감사가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무엇보다 세월호 참사의 책임 소재, 김현 의원의 대리기사 폭행 의혹,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의 공직선거법 무죄, 일부 의원의 입법로비 구속 사건, 담뱃값 인상으로 촉발된 증세 논란 등이 최대 쟁점으로 떠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세월호 국감' 되나 = 국회가 150일 넘게 공전한 것도 세월호특별법을 둘러싼대립이었던 만큼 국감에서도 야당이 세월호 문제에 화력을 가장 집중할 전망이다.

법제사법위와 안전행정위에서는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 체포 과정에서 숱한 허점을 드러낸 검찰과 경찰을 상대로 책임 추궁이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

사실상 해양경찰청을 폐지하고 국가안전처를 신설하는 정부 계획도 야당의 공격대상이다.

또 야당은 운영위에서 청와대를 상대로 사고 발생 직후 7시간 동안 박근혜 대통령의 행적을 집중적으로 캐물을 계획이다.

법사위에서는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해 1심에서 무죄가 선고됨에 따라 2012년 대선에서 국정원 댓글 사건으로 촉발된 정치 개입 사건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게 됐다.

◇국회의원 '비리'·'폭행' 도마 위로 = 올해는 유독 비리와 폭행에 연루된 여야 의원의 문제가 많다.

새누리당 조현룡 의원은 철도 사업 비리로, 새정치민주연합 김재윤 의원은 서울종합예술실용학교로부터 입법 로비를 받은 혐의로 구속됐다. 새누리당 송광호 의원도 불구속 상태지만 철도 비리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

새누리당은 '대리기사 폭행사건'에 연루된 새정치민주연합 김현 의원에 대한 징계안을 국회 윤리위에 제출한 상태다.

이에 따라 여야는 교육문화체육관광위, 국토교통위, 안전행정위, 법사위를 중심으로 각각 상대 당의 도덕적 문제를 크게 부각시킬 것으로 보인다.

◇담뱃값 인상·부동산 규제완화 등 '입법전쟁'도 = 여권이 추진 중인 정책의 입법화를 앞두고 입법 전쟁도 예고하고 있다.

우선 야당이 '서민 증세'로 규정한 담뱃값 인상이나 재건축 연한 완화를 골자로한 9·1부동산 대책 등은 기획재정위에서 야당의 '난타'를 당할 것으로 보인다.

제2롯데월드 임시사용승인, 싱크홀 원인 등은 국토교통부와 안전행정위에서 다뤄진다.

이 밖에 교육문화체육관광위에서는 한국사 교과서의 국정 발행, 전교조의 법외 노조 통보 처분 등을 놓고 공방이 예상된다.

한편, 기획재정위, 정무위, 교육문화체육관광위 등 일부 상임위는 소위조차 구성하지 못해 국회 운영을 놓고도 기싸움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