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해 현장 직접 찾아다니며
- 경제 활성화 국정과제 강조
- 일부 주민, 박수치며 환호

박근혜 대통령이 28일 폭우피해 복구가 한창인 부산을 찾았다. 지난 22일 부산국제금융센터 준공식에 참석해 지역경제인과 자갈치 상인들을 격려한 지 1주일 만이다. 청와대는 박 대통령이 부산을 다시 방문한 데 대해 지난 25일부터 이틀간 쏟아진 폭우로 막대한 피해를 입은 현장을 직접 보고 재난지역 선포 등 정부 차원의 대책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같은 표면적인 이유 외에도 야당의 세월호 장외투쟁과 차별화하면서 국제항로표지협회(IALA) 총회 개최지 인천 선정 등으로 뒤숭숭한 부산 민심을 다독이기 위한 다목적 포석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기상이변 대응 방재시스템을"

박 대통령은 이날 폭우 피해를 입은 기장군 좌동교에서 오규석 기장군수로부터 수해현황을 보고받고 특별재난지역 선포 검토를 약속하면서 ▷신속한 복구 ▷기상이변에 대비한 도시방재시스템 재설계 ▷노후 저수지 보강 등 재난 방지 대책의 개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의 부산 수해지역 방문은 이처럼 수해민 위로와 복구를 위한 정부의 지원의지를 전하는 것 외에도 경제 활성화라는 국정과제 추진과 추석을 앞둔 부산 민심을 의식한 행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미 정의화 국회의장,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정종섭 안전행정부 장관 등이 지난 26일 수해현장을 다녀가면서 각종 지원을 약속한 데다 29일에는 이주영 해양수산부 장관이 부산을 찾을 계획이다. 이 때문에 박 대통령이 직접 수해현장을 찾아 민생과 경제를 챙기는 모습을 통해 세월호 장외투쟁에 매달린 야당을 압박하려는 포석이라는 분석이다.

최근 해수부가 부산 개최가 기정사실화돼 있던 제19차 국제항로표지협회(IALA) 총회 개최지를 인천으로 변경한 데 대해 부산의 비난여론을 의식했다는 관측도 나온다.

친박(친박근혜)계인 유정복 인천시장이 IALA 총회를 가져가자, 수해현장 방문과 재난지역 선포 등을 통해 역시 친박계인 서병수 부산시장의 입장을 살려준 게 아니냐는 것이다.

■수해 주민, "좌천 좀 살려 달라"

박 대통령은 이날 기장군 장안읍 좌천 수해지역에서 수재민들을 위로하고 전국 각지에서 온 자원봉사자와 군인 등 복구인력들을 격려했다.

박 대통령이 최대한 빠른 복구를 강조하자, 서 부산시장과 정종섭 안행부 장관, 남상호 소방방재청장 등은 인력과 장비를 최대한 동원해서 복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했다.

청와대도 정부 차원에서 피해복구를 위한 재정적 지원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피해 주민은 물론 복구 지원에 나선 자원봉사자들도 박 대통령이 직접 수해현장을 찾아준데 박수를 치는 등 고마움을 표시했다.

하지만 일부 주민은 좌천마을이 개발제한구역에 묶여 도로와 하천정비 등이 안 돼 고통받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한 주민은 박 대통령에게 "도로 한번 보세요. 이런 데가 어디 있겠어요"라면서 "눈물이 난다"며 도로와 하수구 정비 등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