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야 대권후보 손학규·김두관

- 경기서 고전 끝 나란히 낙선

- 정치적 재기 가능성 안갯속

- 노회찬 패배 '진보'도 위기

- 나, 여당 유일 女 3선 위업

- 임태희, 기회 잡기 물거품

여야 거물들의 운명이 7·30재·보궐 선거에서 확연하게 엇갈렸다. 이번 선거에서 패배한 손학규·김두관·노회찬 등 야권 인사들은 '정치적 진퇴'의 기로에 섰다. 반면, 전임 이명박 정부 시절 당 주축이었던 나경원 전 최고위원은 재기에 성공, 당내 '비박(비박근혜)계'의 한 축을 형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쓰러진 야권 잠룡

새정치민주연합의 유력한 대권 주자로 꼽히는 손학규 전 대표와 김두관 전 경남도지사의 생환여부는 이번 선거의 최대 관전포인트 중 하나로 꼽혔다.

손 전 대표가 출사표를 던진 곳은 수원병(팔달). 새누리당 소속의 남경필 경기도지사의 아성으로 꼽히는 지역이다. 손 전 대표 역시 경기도지사를 지내면서 수원지역에 강력한 지지층을 형성하고 있어 수원병으로 둥지를 옮기는 모험을 강행했다. 하지만 손 전 대표는 정치 신인인 새누리당 김용남 당선자에게 패하면서 재기의 기회를 놓쳤다. 특히 손 전 대표가 야당의 강력한 대권 주자로 평가받았던 만큼 예상외 패배로 향후 앞날도 안갯속에 놓였다.

김포 보궐선거를 통해 정치적 재기를 노리던 김 전 경남지사의 꿈도 물거품이 됐다. 정치적 기반인 경남도를 떠나는 '승부수'를 던졌지만 '지역 일꾼론'의 벽을 넘지 못했다.

김 전 지사의 '김포행'은 지난 대선 당내 경선 패배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전국적 인지도'의 한계가 경선 패배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많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김 전 지사의 김포 보궐선거 출마는 수도권 선거 승리를 통해 '전국적 정치인'으로 부상하기 위한 포석이었다. 하지만 이번 선거에서 패하면서 험난한 정치 행보가 장기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때문에 야권에서는 김 전 지사가 해운대·기장갑에 출마하지 않은 데 대한 아쉬움도 나온다. 이 경우 '패하더라도 승리했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었지만, '김포 낙선'으로 실리와 명분을 모두 잃었기 때문이다.

노회찬 전 정의당 대표의 패배로 진보정당도 '존폐의 기로'에 설 것으로 보인다. 특히 노 전 대표가 새정연 기동민 후보와의 단일화에 성공하고도 패배, 정의당은 극심한 내홍과 함께 독자생존이 사실상 어려울 것이라는 비관론이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나경원 화려한 부활

나 전 최고위원은 최대 격전지인 동작을에서 승리하면서 화려하게 원내 진입에 성공했다. 2011년 10월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박원순 서울시장에게 패배해 내놓았던 금배지를 3년여 만에 되찾게 됐다. 특히 당시 선거이후 19대 총선 낙천 등 정치적 시련을 겪었지만, 이번 선거를 통해 부활했다. 특히 나 전 최고위원은 당내에서 '김문수 대타'의 수모를 감수하면서 승리를 일궈내 대중적 지지도를 다시 한 번 입증했다. 또 당내 유일 3선 여성 의원으로 유력 여성 정치인의 계보를 잇게 돼 '당내 역할론'도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MB(이명박) 정권의 핵심이었던 임태희 전 대통령 비서실장은 야권 텃밭으로 분류되는 수원정(영통)에서 패배, 향후 정치 행보가 불투명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