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무성 체제 연착륙 여부 결정
- 김기춘·검경 수장 문책 방향타
- 김한길·안철수 투톱도 기로에

역대 최대 규모로 치러지는 7·30재보선은 정국의 향방은 물론 여야 당내 역학 구도를 좌우할 중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재보선 승패 기준은 명확하지 않으나 재보선이 치러지는 15석 가운데 새누리당은 기존에 차지한 게 9석이었던 점에 비춰 9석 이상을 얻어야 확실한 승리로 보는 분위기다. 새정치연합도 종전의 5곳을 포함해 8곳 정도는 얻어야 승리로 평가받을 수 있다. 29일 여야 모두 자신의 텃밭 3곳씩을 제외하고는 모두 접전지로 분류할 정도로 혼전 양상이 벌어지고 있다.

재보선 결과 새누리당이 9곳 이상을 얻어 승리한다면 청와대와 당은 세월호 참사와 인사 참사 등으로 상실한 국정운영능력을 회복할 계기를 마련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만약 새누리당이 패배하거나 원내 과반의석을 위협받는 등 민심의 차가운 경고를 받게 된다면 '국가 대개조'를 비롯해 최근 시동을 건 경기 부양책 등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 구상을 실현할 동력을 상실할 가능성이 높다. 사실상 조기 레임덕 국면으로 들어가는 셈이다.

집권여당으로선 그간의 인사 실패를 포함해 민심이 등 돌린 데 대해 뼈저리게 반성하며 국정운영의 궤도를 전면 수정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할 수도 있다. 당장 당내에서 '청와대 책임론'이 일며 당·청 관계가 삐걱 될 수 있다. 이 경우 새로 출범한 김무성 대표 체제도 안정적으로 착근하지 못하고 친박 주류가 김 대표를 흔들 수 있는 공간이 생겨날 것으로 보인다.

성난 민심을 달래기 위해 원치 않는 문책이 따를 수도 있다. 인사 책임론이 다시 부각될 경우 청와대 김기춘 비서실장 또는 유병언 부실수사의 책임을 물어 황교안 법무부 장관과 김진태 검찰총장, 이성한 경찰청장 등 검경 수뇌부 중 누군가를 제물로 내놓아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다. 이미 새누리당이 검경 수뇌부 문책을 요구하고 있다.

새정치연합이 8곳 이상을 얻어 승리할 경우 여야가 대립하고 있는 세월호 특별법 협상을 비롯해 정부조직법안 처리, 세월호 청문회 증인 출석 등 주요 현안마다 제 목소리를 내며 강력한 대안정당으로서 야당의 모습이 두드러질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만약 새정치연합이 6, 7곳을 얻어 패할 경우 그동안 어렵게 수명을 연장해온 김한길·안철수 '투톱'의 리더십은 유효기간을 상실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세월호 참사와 인사 실패, 유병언 부실수사 등 전적으로 야당에 유리한 국면에서 공천실패, 전략부재 등으로 정권을 제대로 심판하지 못했다는 내부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 경우 친노 등 구주류를 중심으로 조기전대 요구가 빗발치면서 일찌감치 당권경쟁이 불붙는 등 당이 혼돈 속으로 빠져들 수 도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