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28일부터 시작되는 닷새간의 여름휴가를 청와대 관저에서 보낸다.

지난해에는 경남 거제의 저도에서 휴식을 취했지만 올해는 세월호 참사 속에 2기 내각이 진통 속에서 '지각 출범'하는 등의 상황을 고려한 선택이다. 박 대통령은 이 기간 독서를 하거나 가족을 만나며 모처럼의 휴식을 취할 것으로 보이지만 휴가 이후 펼쳐질 복잡한 정국상황을 짐작하면 여름휴가는 국정을 전반적으로 다시 한 번 점검하는 고심의 시간이 될 가능성이 오히려 크다는 게 중론이다.

무엇보다 박 대통령의 여름휴가 구상은 '경제 살리기'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은 휴가 기간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안종범 청와대 경제수석으로부터 꾸준히 경제 현안에 대한 보고를 받을 것이라는 게 청와대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휴가기간 중에 있을 7·30재보선도 신경을 쓰일 수밖에 없다.

'미니총선' 급으로 판이 커져 현 정부의 중간평가 성격을 지닌 재보선에서 새누리당이 승리한다면 국정 정상화를 위한 새로운 모멘텀을 얻을 수 있지만 반대의 경우 몸집을 키운 야당의 협조를 얻기 위해 관계개선을 위한 고민을 할 수밖에 없을 전망이다.

인사 문제도 휴가기간에 가닥을 잡아야 할 숙제다. 2기 내각 완성을 위해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를 찾는 것이 발등의 불이다.

여당을 비롯해 정치권에서 유병언 수사와 관련 제기되고 있는 황교안 법무장관과 김진태 검찰총장, 이성한 경찰청장 등 검·경 수뇌부에 대한 문책론에 대해서도 입장을 빨리 정해야 한다. 광복절 경축사에 담을 대일·대북 메시지도 가다듬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의 휴가에 맞춰 김기춘 비서실장과 유민봉 국정기획수석, 윤두현 홍보수석, 김영한 민정수석, 민경욱 대변인 등 참모진도 휴가를 떠날 것으로 전해졌다. 조윤선 정무수석과 안 경제수석은 자리를 지킬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