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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시정연설을 하고 있는 박근혜 대통령.이용우 기자 ywlee@kookje.co.kr |
- "여야 합의점 찾아주면 존중"
- 정국 현안 원론적 답변 그쳐
- 野 "야당·국민 무시" 반발
- 與 "국정원 개혁특위 수용"
박근혜 대통령의 취임 이후 첫 국회 시정연설에 야당이 격앙하면서 정국이 다시 격랑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다만 이날 새누리당이 박 대통령의 시정연설 직후 국회 정상화를 전제로 내세우긴 했지만 국가정보원 개혁 국회특별위원회 신설방침을 밝히는 등 협상 여지를 남기면서 향후 정국에 다소나마 긍정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최근 야당이 제기하고 있는 여러 문제를 포함해 무엇이든 국회에서 여야가 충분히 논의해 합의점을 찾아주신다면 저는 존중하고 받아들일 것"이라고 말했다.
국가기관 대선개입 의혹과 관련한 민주당의 '원샷 특검' 요구에 대해 즉답을 피하면서 "여야가 합의하면" 언제든 받아들일 수 있다는 입장을 우회적으로 밝힌 것이다.
국정원 특검 도입 문제를 여야 합의가 전제된다면 조건 없이 수용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지만 사실상 국회에 공을 넘긴 셈이다.
박 대통령은 그러면서 "이제 정치권도 모두가 과거의 틀에서 벗어나 새로운 미래를 열어가는 길에 나서주길 바란다"면서 "대선을 치른 지 1년이 돼가고 있는데도 (대선을 둘러싼) 대립과 갈등이 계속되는 것에 대해 대통령으로서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정부는 국민적 의혹이 제기된 사안들에 대해 빠른 시일 내에 진상을 명확히 밝히고, 사법부의 판단이 나오는 대로 책임을 물을 일이 있다면 반드시 응분의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대립과 갈등을 끝내고 정부 의지와 사법부 판단을 믿고 기다려줄 것을 호소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불통으로 야당과 국민을 무시했다" "유체이탈 화법" 등의 혹평을 쏟아내면서 국회 본청 계단에서 '규탄집회'까지 여는 등 강력 반발, 19일부터 시작되는 대정부질문에서 정면충돌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특히 국회에 계류된 황찬현 감사원장 후보자 임명동의안 처리와 여권이 추진 중인 주요 법안 및 예산안 심의에 민주당이 상당 기간 협조하지 않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당장 이날로 예정됐던 국토교통위원회와 정무위원회 전체회의도 모두 취소되는 등 모처럼 정상을 찾아가던 국회 운영도 또다시 파행으로 치달았다.
그러나 새누리당이 이날 저녁 긴급최고위원 회의를 열어 국회 정상화를 전제로 민주당이 요구해온 국가정보원 개혁 국회특위 신설을 수용키로 함에 따라 민주당의 대여투쟁 강도에 끼칠 영향이 주목된다.
새누리당 유일호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특위의 형식과 내용은 원내대표가 전권을 가지고 민주당과 협상하기로 했다"면서 "다만 국가기관 대선개입과 관련한 '원샷 특검' 도입은 수용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민주당 정성호 원내수석부대표는 "우리 당의 일관된 요구는 '양특(특검과 특위)'을 통한 문제 해결이었다"면서 "양특은 패키지로 하나를 수용한다고 하나를 양보할 성질이 아니다. 동시에 논의돼야 한다"고 일축하며 새누리당의 전향적 입장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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