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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중인 산업단지 무용지물…기업들 수도권 U턴 불보듯

지역 경제계·시민단체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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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롯데호텔부산에서 부산상공회의소 조성제(오른쪽) 회장, 울산상의 김철(가운데) 회장, 경남상의연합 최충경(창원상의 회장 겸임) 회장이 "정부는 수도권에 대한 각종 규제를 완화하는 정책을 철회하라"는 성명을 발표한 뒤 '수도권 규제완화' 철회를 요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김동하기자 kimdh@kookje.co.kr
- 혁신도시 안착 안된 상황서
- 수도권 편향정책 강행 비난
- 부산 등 역외기업 유치활동
- 빛도 못보고 물거품될 위기

- 대학들 캠퍼스 이전 회피로
- 인재 유출 가속화도 불가피
- "균형발전 대책 먼저 내놔야"

균형발전지방분권 전국연대(지방분권전국연대)와 부산 울산 경남 상공계 등은 박근혜정부의 수도권정비계획법 시행령 개정안 추진과 수도권에 대한 기업 규제완화에 대해 지방 죽이기 신호탄이라며 29일 울분을 토로했다.

박근혜정부는 인수위원회 시절에도 지역공약들을 140개 국정과제에 포함시키지 않아 이 같은 지역말살 정책을 예고했다.

이명박 정부도 집권기간 내내 수도권 규제완화 등 비수도권 홀대 정책을 이어갔지만 세종시 이전이나 부산 진주 등 혁신도시로 공공기관을 이전하는 데 대한 입장 변화는 없었다. 하지만 박근혜정부는 세종시와 혁신도시가 안착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수도권을 살찌우는 정책을 강행하면서 과거 정권보다 한술 더 떠 수도권 집중 가속화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박근혜정부 지방은 없다

지역경제계와 시민단체는 정부가 전국경제인연합회, 대한상공회의소 등 경제 5단체와 머리를 맞대고 기업의 투자 활성화 명목으로 수도권 집중화 전략을 세운 데 대해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을 연 부산상의, 울산상의, 경남상의연합은 수도권 규제가 완화돼 수도권에 공장 신증설이 가능해진다면 지역에 조성되고 있는 산업단지가 무용지물이 되고 그동안 유치했던 기업들마저 수도권으로 회귀하는 현상이 빚어질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부산시가 미음, 명례 등지에 산업단지를 조성하면서 유치한 역외기업 현황은 ▷2008년 27곳 ▷2009년 5곳 ▷2010년 30곳 ▷2011년 52곳 등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에는 시가 TCT, 펠릭스테크 등 8개사를 역외 유치했고 투자유치를 통해 삼영엠티 등 10개사가 이전하지 않도록 조치하는 등 역대 최고로 많은 78개 역외 기업 유치 실적을 올렸다. 이는 시가 각종 지원 혜택과 인센티브를 주면서 기업 유치에 기울인 노력이 서서히 성과를 거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기업들의 수도권 활동에 대한 규제가 완화된다면 이전 기업들이 수도권으로 회귀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경남과 울산도 상황은 마찬가지. 최근 대기업들이 연구·개발(R&D)센터를 수도권으로 집중하면서 창원의 삼성테크윈과 울산 현대계열사의 R&D센터가 지역을 떠났다. R&D 설비투자와 비용에 대한 세금혜택 등이 시정되지 않으면서 지역에 있던 핵심시설들이 수도권으로 향하게 된 것이다. 

울산상의 김철 회장은 "대기업이 대거 입주한 울산도 실상은 '빛 좋은 개살구' 신세"라며 "정부가 수도권 규제완화 정책을 강행한다면 지역에 남을 기업이 어디 있겠느냐"고 울분을 토로했다. 울산에는 43개의 대기업이 입주해 있지만 실제로 본사를 울산에 둔 기업은 30%도 안 된다.

■인재·산업 수도권 집중 가속

정부는 2011년에도 산업집적 활성화 및 공장설립에 관한 법률 시행 규칙을 개정해 수도권에 첨단업종의 신증설을 예외적으로 허용하려는 시도를 한 바 있지만 지역의 반발로 무산됐다. 이런 상황에서 새 정부가 '수도권정비계획법 시행령'을 개정할 경우 지역 인재 유출과 수도권 집중 현상은 상상을 초월할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인식이다. 

지난해 대선 과정에서 국가균형발전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천명한 박근혜정부가 출범 두 달밖에 안 된 상황에서 국가적 백년대계를 심사숙고 없이 수도권 편향정책 추진을 답습하고 있어 지역민은 실망을 넘어 분노하고 있다. 

특히 경기도 광주, 이천 등 자연보전권역으로 묶여 있던 지역을 낙후지역 해소라는 명분으로 이 지역에 4년제 대학 이전 및 증설을 허용한다면 지역 인재들의 수도권 집중은 피할 수 없게 된다. 비수도권에 제2캠퍼스를 조성하려는 대학들도 기존 계획을 접고 이들 지역으로 유턴할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는 게 지역대학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부산·울산·경남·제주지역대학교 총장협의회 김기섭 회장(부산대 총장)은 수도권 자연보전권역에 4년제 대학 이전을 허용하는 방향으로 수도권정비계획법 시행령 개정이 추진되는 데 대해 유감을 표명했다. 김 총장은 "새 정부가 지역균형발전 차원에서 지역거점대학 육성방안을 먼저 내놓는 것이 당연하고 시급한 순서인데도 오히려 수도권 대학 관련 규제를 완화하겠다는 것은 한국 사회의 수도권 집중을 더욱 심화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역 상공인들과 시민단체는 수도권 규제를 어떻게 풀지 고민하기보다는 지역의 자생 여건을 먼저 만들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성제 부산상의 회장은 "정부는 수도권 규제완화보다 지역발전 정책을 먼저 내놔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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