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홍원 국무총리 후보자가 2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선서를 하고 있다. 이용우 기자 ywlee@kookje.co.kr

- 의원들 책임총리 역량 추궁
- 野 "후보자들 '하자 백화점'"
- 아파트 특혜 분양 의혹 제기

- '보통사람' 발언 논란에는
- "평범·비범 모두 경험, 대검 중수부 조속히 폐지"

정홍원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 첫날인 20일 여야 의원들은 '박근혜 정부' 초대 총리로서의 자질과 역량을 검증하는 데 주력했다. 여야는 21일과 22일 청문회에서는 정 후보자의 변호사 시절 급여문제 등 신상 관련 의혹을 집중 검증한다.

■"미진한 국무위원은 해임건의"

여야 의원들은 헌법에 보장된 국무총리의 권한·책임을 수행할 의지와 능력, 그리고 정책조정 역량 등을 집중 추궁했다.

새누리당 이진복 의원은 "총리실이 부처간 기능과 역할을 조정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잘해야만 국정이 제대로 운영될 수 있다"면서 "총리실의 부처간 조정기능을 어떻게 강화해 나갈 계획이냐"고 물었다. 같은 당 김희정 의원은 "'방탄총리, 대독총리, 의전총리'라는 오명을 들은 사람이 많은데 국민이 바라는 총리는 '책임총리'"라며 "정 후보자가 생각하는 책임총리란 무엇이냐"고 물었다.

정 후보자는 "책임총리는 총리에게 부여된 헌법의 권리·의무를 성실하게 수행하는 것"이라며 "국무위원 제청권과 함께 업무수행에 미진한 국무위원이 나오면 당연히 해임건의권을 행사하겠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단행한 17명의 장관 인선 과정에서 제청권을 행사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민주당 전병헌 의원은 "장관 제청으로 사실상 첫번째 총리 임무를 행사했는데 장관 제청 결과는 매우 실망스럽다"며 "언론에서 지적한 것만 봐도 '하자 종합백화점'이라고 평가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이춘석 의원은 "책임총리는 책임질 때 책임을 지는 것"이라며 "명실상부한 제청권을 행사했으므로 도대체 장관이 될 수 없는 사람을 추천했다면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라고 압박했다.

한편 인사청문위원인 민주당 최민희 의원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정 후보자가 과거 수사대상 업체인 한보로부터 아파트를 분양받았다면서 특혜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총리실 인사청문회 준비단은 "정 후보자는 민영주택을 분양받는 주택청약예금에 가입했고, 1992년 공개분양한 아파트를 청약해 분양받은 것으로 1991년 진행된 한보 수사와는 관계가 없다"고 일축했다.

■"보통사람 아니다… 죄송"

정 후보자의 살아온 이력을 놓고 '보통사람' 논란도 불거졌다. 정 후보자가 지난 8일 지명 당시 자신을 '보통사람'으로 칭한 게 발단이 됐다.

이와 관련한 민주당 이춘석 의원의 추궁에 정 후보자는 "과거의 제 비전이 보통사람이었고, 지금 마인드도 보통사람"이라고 대답했다가, "저는 평범과 비범의 세계를 경험했다. 보통사람이 아닌 것은 틀림없다"고 한 발 물러섰다.

정 후보자는 또 답변 과정에서 "'백수'가 하도 많아서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가, "요즘 백수를 둘러싼 농담 같은 게 많다는 뜻이었지 백수가 많다는 뜻은 아니었다. 그렇게 이해됐으면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한편 그는 검찰개혁과 관련,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폐지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본다"면서 "최대한 빨리 폐지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