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국 단체관광 취소 줄이어
- 지자체간 행사도 연기될 듯

일본 규슈 여행 전문업체인 부산의 K여행사는 얼마 전 기업 관광객 15명의 일본 방문 일정을 잠정 중단했다. 고객들이 '독도 문제로 반일 감정이 확산하고 있는 마당에 단체 외유를 나가는 것이 기업 이미지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예약 보류를 요청했기 때문이다.

JR큐슈고속선(주) 부산지점에는 한국 방문을 추진하던 일본 측 자치단체나 학생단체의 예약 취소가 줄을 잇고 있다. 이들이 내세운 이유 역시 두 나라의 관계 악화가 부담스럽다는 것이다.

한국과 일본의 갈등 수위가 점차 높아지면서 양국을 오가는 방문객들이 줄어 항공·선박 및 관광업계가 전전긍긍하고 있다. 사태가 장기화하면 가을 성수기 여행 상품의 대량 취소가 우려되기 때문이다. 두 나라 간 민간 교류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24일 부산지역 관광업계에 따르면 우려는 현실이 되고 있다. W여행사는 며칠 전 일본 방문을 예약했던 부산시 공무원 3팀이 일정 연기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 여행사에는 최근 일주일 사이 10통에 1, 2통꼴로 "일본에 가도 문제가 없겠느냐"는 문의 전화가 걸려 온다.

상황은 일본도 마찬가지다. 하카타에서 부산으로 고속 페리를 이용하려던 일본인 30여 명이 돌연 예약을 취소하는가 하면 좌석 판매를 대행하는 현지 업체들이 예약 부진으로 물량을 그대로 반납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인바운드(해외→국내) 상품을 판매하는 M사는 일본인들의 패키지 상품 평균 예약률이 7~8월 중순에 비해 60~70% 수준으로 떨어졌다. 후쿠오카와 부산을 오가는 고속선을 운행하는 J사도 일본에서의 예약 인원이 하루 평균 2000명에서 요즘에는 1500명 수준으로 줄었다.

일부에서는 일본인 방문객 감소가 여름 휴가가 끝나는 비수기에 통상 일어나는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진단하고 있다. 반면 최근의 높아진 반한 감정을 들어 한국을 찾는 일본인의 수가 계속 줄어들 것이라고 보는 분석도 나온다.

부산 여행업체인 토마토재팬의 홍성부 사장은 "사실은 앞으로가 더 문제"라며 "여행사들도 단순한 관광 외에 자치단체 차원에서 이뤄지는 교류는 당분간 없을 것 같다며 이 부분에 대해서는 포기하고 있는 상태"라고 업계 분위기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