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투표율을 낮춘 주범은 30대 남자였다. 생애 첫 주권을 행사한 19세 부산 사나이들의 투표율은 같은 연령대 전국 1위를 기록했다.

18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공개한 제19대 총선 투표율 자료에 따르면 부산의 성별 투표율은 남자(54.9%)와 여자(54.3%)가 비슷했다. 전국 평균 투표율에선 남자(55.7%)가 여자(53.1%)보다 2.6%포인트 높았다. 경남은 남자(57.8%)와 여자(56.8%)가 1%포인트 차에 그쳤으나 울산은 남자 투표율 (57.7%)이 여자를 3.8%포인트 앞질렀다.

연령대별 투표율은 진폭이 컸다. 19세부터 30대까지의 투표율은 부산 평균(54.6%)에 뒤졌다. 주목할 만한 점은 19세의 평균 투표율이 54%로 광주(54.7%)에 이어 전국 2위를 기록한 것이다. 전국 평균(47.2%)보다는 6.8%포인트나 앞섰다. 19세 남자는 57.7%가 한 표를 행사해 전국 1위였다.

40대 이상 투표율은 60.5%로 부산의 모든 연령대를 통틀어 가장 높았다. 20대에선 재미있는 현상이 나타난다. 투표율은 44.0%로 낮았지만, 전국 순위로 따지면 서울의 20대(46.5%)에 이어 2위를 기록한 것이다. 30대 투표율은 43.7%로 전 연령대에서 가장 낮았다. 특히 30대 남자는 40.8%만 주권을 행사해 '정치 무관심'이 가장 두드러진 연령대로 꼽혔다. 전국적으로는 20대 후반(25~29세)과 30대 전반(30~34세) 유권자의 투표율이 각각 41.8%와 37.9%로 하위 1, 2위였다.

부산시 선거관리위원회 김도훈 홍보계장은 "요즘 남자 대학생들은 등록금 마련이나 어학연수를 위해 보통 1, 2년 휴학을 하고 20대 말에 졸업해 30대 초반까지 어렵게 구직활동을 하는 경우가 많다. 정치에 관심을 갖기 어려운 세대"라고 분석했다. 한 야권 인사는 "정치권에서도 그동안 20대 투표율 향상을 위한 캠페인에 집중한 측면이 크다. 오는 12월 대선을 앞두고는 30대 공략을 위한 전략을 짜야 할 것 같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