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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고도 다른 두 사건 '오바마vs美 해병, MBvs韓 육군'

같은 사건 처리방식은 한국과 미국의 차이만큼 딴판

  • 국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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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05-28 14: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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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 상에 대통령을 비방하는 글을 올린 현역 육군 대위 이모 씨가 상관모욕죄 혐의로 군검찰에 의해 기소되었다.

 군 검찰이 밝힌 이 대위의 범죄 사실은 "2011년 12월 트위터에 접속해 '가카 이 XX 기어코 인천공항 팔아먹을라고 발악을 하는 구나'라는 글을 올리는 등 15회에 걸쳐 상관인 대통령을 모욕하였다"는 것. 상관모욕죄의 근거로 삼은 글의 내용은 인천공항 지분매각 외에 BBK 의혹, KTX 민영화, 내곡동 땅 등이 언급돼 있다.

 이 대위는 이 글들을 올리면서 현역 군인임을 밝히지 않았으나, 개인적으로 논쟁을 벌이는 대화 과정에서 군인신분이 노출됐고 상대방이 군에 제보해 수사를 받았다.

 

 ◈ 대통령은 모든 군인의 상관?

 

 쟁점 가운데 처벌을 주장하는 입장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1. 군형법 제64조 제2항, "문서, 도화(圖畵) 또는 우상(偶像)을 공시(公示)하거나 연설 또는 그 밖의 공연(公然)한 방법으로 상관을 모욕한 사람은 3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에 처한다". '공연한 방법'은 여러 사람이 있는 장소 내지 여러 사람이 알 수 있는 상태를 가리킨다.

 2. 대통령이 군통수권자이므로 군인의 상관이다. 군형법 제2조 1항, "상관이란 명령 복종 관계에서 명령권을 가진 사람을 말한다. 명령 복종 관계가 없는 경우의 상위 계급자와 상위 서열자는 상관에 준한다". 또 군복무규율(대통령령)에 대통령은 상관으로 규정돼 있다. 촛불 시위 이듬해인 2009년 9월 개정됐다. 촛불집회 후 국방부는 "이명박 대통령 등 상관을 비방하지 말라"는 '상관 비방 등 군기강 문란행위 근절 강조 공문'을 각 군에 내려 보냈는데 이후 대통령령을 개정해 이를 분명히 했다.

 

 이 대위를 옹호하는 입장은 다음과 같다.

 

 1. 대통령은 국가원수도 되고, 군 통수권자도 되고, 국정운영 최종책임자도 된다. 이 대위가 트위터에서 언급한 대통령은 군인에 대한 지휘명령권을 지닌 상관으로서가 아니었다. 공기업 민영화, 내곡동 땅 등 정책 일반과 관련한 국정운영 책임자로서였기 때문에 정당한 비판의 대상이다.

 2. 군인도 군 질서나 지휘체계라는 법익을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개인이 누릴 수 있는 기본권을 존중받아야 한다. 군인으로서 비판한 게 아니라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비판한 것이다.

 대통령과 관련해 상관 모욕죄를 적용한 것은 처음 있는 사례이다. 기타 군인들의 상관 모욕죄 적용 판례를 살펴보자.

 2008년 인사에 불만을 품은 장교가 직속상관에게 "보직 심의가 잘못됐습니다. (군 복무) 언제 그만둡니까? 그만두지 않으면 제가 그만 두는 데 일조하겠습니다"라고 항의해 '상관 면전 모욕죄(군형법 64조 1항)'로 견책이라는 징계를 받았다. 그러나 당사자는 예의를 갖춰 문제를 지적한 것이 징계 대상이 될 수 없다며 고등법원에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개인적인 감정으로 상관의 인사권에 항의했고 그만두지 않으면 그만 두도록 돕겠다고 말한 건 의견 개진이 아니라 불만을 토로하며 상관에 대한 평가를 깎아내리는 행위"라며 징계를 인정했다.

 2001년 육군 모 사단에서 벌어진 사건으로 하급자가 상관인 중령에게 전화를 걸어 "내가 누구인지 아느냐, 내가 왜 여기 있는지 아느냐, 다 당신 때문이야, 너는 살인자야"라고 폭언을 퍼부었다. 역시 군형법 제64조 제1항의 상관 면전 모욕죄로 처벌됐는데 대법원은 '상관을 그 면전에서 모욕하는 것이 상관면전모욕죄인데 전화로 통화한 것은 면전에서의 대화라고는 할 수 없다'고 하급자의 손을 들어줬다.

 

 2007년 부대 회식 자리에서 중령이 대령에게 "계급장 떼고 한 판 합니까?"등 모욕을 줘 징계처분을 받았다.

 2008년 남성 중위가 여성 상급자에게 전화로 "너 몇 살이냐? 이 싸가지 없는 X아"라고 욕을 해 역시 징계위에 회부돼 근신 처분을 받았다.

 

 ◈ 오바마와 미 해병, MB와 한국 육군

 

 미국도 유명한 사건이 있다. 해병대 병장이던 게어리 스테인(Gary Stein)이라는 병사가 오바마 대통령을 겨냥해 "겁쟁이고 경제적으로, 종교적으로 미국의 적이다. 그가 재선 안 되게 망쳐버리자('screw Obama.')"라고 페이스북 등에 글을 올리고 비방하는 내용을 담은 영화 패러디 포스터를 만든 사건이다. 상관들의 자제 촉구가 여러 번 있었고 징계도 했으나 스테인이 안티 오바마 사이트까지 만드는 등 사건이 계속 커졌다.

 군의 입장은 대통령은 군 통수권자(Commander in Chief)로서 지휘선상의 최고 위치에 있어 공공연한 대통령 비방 행위는 군의 기강과 사기에 해를 끼치고, 군복무규율과 해병서약서의 내용을 위반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스테인 병장은 "미국 시민의 한 사람으로 대통령을 비판하고 욕할 권리가 있다"고 주장했고, 인권단체들은 당연히 대통령을 비판할 권리가 있다고 옹호했다.

 우리나라와 미국의 이 두 사건은 서로 다른 법규와 규율, 제도 때문에 비슷하고도 다르다.

 우선 두 사건은 법령의 위반이냐 복무규율과 서약(해병대 입대시 제출) 위반이냐에서 차이가 있다. 법은 어느 때, 어느 장소에서건 지켜야 하지만 복무 규율은 다를 수 있다.

 이 대위는 상관인 대통령을 모욕한 것이냐 아니냐만 따지면 되지만 스테인은 해병대에서 계속 복무하는 것이 적절하냐를 따져야 했기 때문에 세세한 것까지 논란의 대상이 되었다. 인권단체들이 스테인이 대통령 비판 글을 올린 시각이 근무시간이 아닌 근무 외 시간임을 들고 나선 것도 이와 관련 있다. 이 대위는 '군인의 신분으로 대통령을 모욕하는 문제'지만 스테인은 '군복을 입은 채로 정치 집회에 참가'하는 문제로 생각해보면 이해에 도움이 될 듯. 군복을 입은 군인은 '근무 중'이고 군인의 근무는 개인적인 차원이 아닌 조국과 국민을 위해 자신의 희생을 무릅쓰겠다는 결의로 볼 수 있다. 근무 중 대통령 비방 활동은 당연히 문제가 된다는 것.

 장교와 사병(부사관과 병사)의 권리에 차이가 있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장교의 정치참여를 엄격히 규제하는 것은 장교는 쿠데타에 연루될 우려가 있는 지위여서 정치적 행위에 규제를 가할 수 있고 사병은 얼마든지 정치인에 대해 비판 할 수 있다는 논리이다.

 물론 장교도 군령을 어기거나 전투 또는 쿠데타와 관련이 없는 사안이라면 어느 정치인이든 비판할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군인이어서 정치적 비판이나 대통령에게 정치적 위해를 가할 수 없다면 직속상관 대통령을 끌어내릴 수 있는 투표권도 주지 말아야 할 것 아니냐는 주장도 제기되었다.

 흥미로운 차이점은 미 해병대는 자신의 해병을 지키고 보호한다는 전통 속에서 스테인 문제를 끌어안고 고민을 거듭하며 접근하고 있고, 우리 군은 군통수권자를 군인이 비판할 수 없다는 수직적 규율에 충실하고 있다는 것이다.

 

 노컷뉴스/국제신문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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