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법원 “심신미약” 치료감호 명령

각각 70대 어머니를 흉기로 찌르거나 폭행한 못난 아들 2명이 중형을 선고받았다. 법원은 둘 다 조현병을 앓는다는 점에서 심신미약을 인정하면서도, 잘못을 꾸짖으며 엄하게 처벌했다.

부산지법 형사5부(권기철 부장판사)는 존속살해 등 혐의로 기소된 A(53) 씨에게 징역 7년을 선고하고, 치료감호를 명령했다고 26일 밝혔다. 범죄사실을 보면 A 씨는 지난 2월 13일 오전 자택에서 모친(78)의 온몸을 손과 발로 때려 숨지게 했다.

20년 가까이 조현병으로 병원 치료를 받아온 A 씨는 범행 1주일 전 잠시 퇴원해 노모의 집에서 지내던 중이었다.

재판에서 A 씨는 범행을 부인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당시 집에 제3자의 출입이 없었고 A 씨가 전화로 누나에게 폭행 사실을 얘기한 점, 범행 추정 시간 ‘쿵쿵’ 소리가 들렸다고 이웃이 증언한 점 등을 들어 유죄를 인정했다.

재판부는 “A 씨는 자신을 길러준 노모를 숨지게 했고, 유족에게 큰 고통과 상처를 안겨 그에 상응하는 형벌을 받아야 한다”며 “다만 범행 당시 조현병으로 심신미약 상태였고, 형제들이 처벌을 원하지 않고 입원시켜 평생 돌보겠다는 탄원서를 제출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재판부는 같은 날 존속살해미수 혐의로 기소된 B(54) 씨에게 징역 3년6월을 선고하고, 치료감호를 명령했다. B 씨는 지난 3월 19일 낮 집에서 모친(76)을 흉기로 찌르고 폭행해 중상을 입힌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과거 주거 침입 혐의로 구속됐던 B 씨는 이날 갑자기 “그때 왜 내가 잘못했다고 하고, 이상한 놈으로 봤느냐”고 따지며 이 같은 범행을 저질렀다.

재판부는 “B 씨는 20년 이상 정신질환을 겪고 있는 자신을 돌봐준 모친을 살해하려 했다. 모친은 그간 자신의 노력이 수포가 된 것 같다며 깊은 슬픔과 허탈감을 토로하고 있다”며 “다만 조현병으로 심신미약 상태에서 범행을 저지른 점, 모친이 처벌보다 적절한 치료를 바라는 점을 고려해 형량을 정했다”고 설명했다.

최승희 기자 shchoi@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