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뉴저지주 베드민스터의 개인 골프 리조트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우편투표에 대해 외국의 선거 개입이 우려된다며 선거 개입 가능 세력으로 러시아, 중국, 이란과 함께 북한도 언급했다.

백악관 녹취록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뉴저지주 베드민스터의 개인 리조트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러시아, 중국의 미국 대선 개입 가능성에 대한 질문의 답변 과정에서 이같이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가 가진 가장 큰 위험은 우편투표”라며 “(우편투표의 경우) 그것이 러시아든 중국이든 이란이든, 북한이든, 많은 다른 나라든 간에 그들이 투표용지를 위조해 보내는 것이 훨씬 더 쉬운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들이 보편적 우편투표로 사기 치기가 훨씬 더 쉽다”고 주장했다.

외국의 선거 개입 및 조작 수단이 되기 쉽다는 점을 강조해 우편투표에 대한 부정적 입장을 또다시 드러냈다는 해석이 나온다.

그는 “따라서 우리가 살펴봐야 할 것 중 하나가 정확히 그것”이라며 “이는 큰 문제이다. 큰 문제이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날 선거 개입과 관련해 중국이 가장 큰 위협일지도 모른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이에 대해 “알아내야 할 것이다. 우리는 그들 모두를 주시하려고 한다. 우리는 매우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가 방첩 안보센터(NCSC) 윌리엄 에바니나 소장은 이날 성명을 발표해 중국과 러시아, 이란의 미국 대선 우려를 제기했다.

윌리엄 에바니나 소장은 “중국은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실패를 바라며 러시아는 민주당 대선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을 깎아내리려 한다”는 해석을 내놨다. 이날 성명에서 북한은 따로 언급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미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우편투표가 사기 또는 부정선거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며 대선 연기론을 제기한 바 있다.

그는 당시에도 “민주당도 우편투표가 외국이 선거 개입을 할 수 있는 가장 손쉬운 방식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가올 대선에서 보편적인 우편투표가 전면적으로 도입될 경우 “수백만 장의 우편투표 용지가 외국과 다른 이들에 의해 인쇄될 것”이라며 외국의 선거 개입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제기해왔다.

우편투표 반대의 명분으로 활용하기 위해 우편투표가 외국의 선거 개입 통로가 될 것이라는 프레임을 내세웠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을 언급한 것도 트럼프 행정부가 그동안 선거 개입 가능 세력으로 이들 4개국 등을 거론한 연장선이라는 분석이다.

폴 나카소네 미국 국가안보국(NSA) 국장 겸 육군 사이버사령부 사령관은 지난달 20일 러시아와 중국, 이란, 북한을 2016년 미국 선거와 관계된 세력으로 지목했다.

폴 나카소네 국장은 이어 이들 국가의 이번 대선 사이버 선거 개입 가능성에 대해 경고하고 강력하게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재선에 성공할 시 이란, 북한과 매우 빨리 합의를 이룰 것”이라고도 말했다. 하은혜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