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하영 김포시장 블로그 캡처

아동 학대 의심만으로 인터넷에 신상이 공개된 이후 극단적 선택을 한 어린이집 교사의 사연이 알려지면서 주변의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최초 ‘김포맘카페’에 올라왔던 이 어린이집과 관련된 글은 정하영 김포시장의 개인 블로그에도 올라왔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 글 작성자는 정 시장에게 해당 어린이집에 대한 감찰까지 요구하고 있다.

지난 12일 작성된 게시글을 보면 작성자는 “인천 서구 국화축제에 모인 수많은 사람들의 학대현장증언에 의하면 (해당 어린이집이) 김포에있는 어린이 집이라는 말에 부끄러웠다. 김포집으로 귀가하여 알게됐다. 내 일이 아니기를 바랬던일이 가족의 문제였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시장님의 공명정대 하심을 누구보다 잘 아는바 이 사건이 묻혀지지 않고 사회복지단체이며 관할 소속이 김포시청으로 등록된 (해당) 어린이집을 감찰해주시기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글 작성자는 “모멸과 수치로 처음으로 같이 죽을까도 생각이 들정도로 힘겨운 아침에 시장님께 읍소드린다”고도 전했다.

경기 김포경찰서에 따르면 13일 새벽 2시 50분께 경기도 김포의 한 아파트 앞에서 김포 모 어린이집 보육교사 A 씨가 쓰러져 숨져 있는 것을 주민이 발견했다.

A 씨 곁에는 ‘내가 다 짊어지고 갈 테니 여기서 마무리됐으면 좋겠다. 어린이집과 교사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해 달라’는 내용의 유서가 있었다.

이어 ‘내 의도는 그런 의도가 아니었다. XX야 그때 일으켜 세워주지 못해 미안하다’며 원생 학대를 부인하는 내용과 가족 등에 미안하다는 말도 남겼다.

A 씨 동료 교사와 경찰 등에 따르면 A 씨는 교제하던 남자친구와 결혼식을 앞둔 예비 신부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A 씨는 앞서 지난 11일 자신이 일하는 김포 한 어린이집 나들이 행사 때 원생 1명을 밀치는 등 학대한 혐의로 경찰에 신고된 상태였다.

당시 근처에 있던 한 시민이 “특정 어린이집 조끼를 입고 있는 보육교사가 축제장에서 원생을 밀쳤다. 아동 학대인 것 같다”고 경찰에 신고했다.

이후 A 씨에 대한 조사가 전혀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인천과 김포의 인터넷 맘 카페에 A 씨를 가해자로 단정 짓고 비난하는 글이 올라왔다.

학대 의심 아동의 친척으로 추정되는 사람이 A 씨의 실명과 어린이집 이름까지 공개하며 논란이 커졌고 A 씨는 사건이 불거진 지 이틀 만에 숨진 채 발견됐다.

처음 A 씨 신상이 올라온 것으로 전해진 인터넷 맘 카페에도 추모 글이 이어지고 있다. 해당 카페는 사건이 불거진 뒤 신규 가입을 차단했다. 김영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