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일지(본명 임종주·64) 동덕여대 문예창작과 교수가 강단을 떠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하지만 자신이 미투운동을 폄훼했다는 일련의 의혹에 대해서는 ‘사과할 생각이 없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를 하고, 미투 운동을 폄훼했다는 의혹 등을 받고 있는 하일지 교수는 20일 기자회견을 통해 “미투라는 이름으로 자행되는 무례하고 비이성적인 고발로 인격 살해를 당해 문학 교수로서 깊이 상처를 입었고 학생들의 신뢰를 회복하기 어렵게 됐다”며 “강단을 떠나 작가의 길로 되돌아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하 교수는 자신을 둘러싼 일련의 논란에 대해 사과할 생각이 없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앞서 하 교수는 지난 14일 문예창작과 1학년 전공필수 수업에서 김유정의 소설 ‘동백꽃’을 다루던 중 “‘동백꽃’은 처녀가 순진한 총각을 성폭행한내용”이라며 “얘도 미투해야겠네”라고 말해 논란을 빚었다.

이 같은 일화를 고발한 게시물에 따르면 당시 하 교수가 수업 중 ‘안희정 성폭력 사건 피해자에게 성적 욕망이 있을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자, 일부 학생들은 강의실을 박차고 나갔다. 이에 하 교수는 “미투 운동에 대해 이런 식으로 말하는 것에 분노해서 나가는 거겠지”라며 ‘타인의 의견을 들을 생각이 없으면 작가가 아닌 사회운동가를 하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에 해당 발언이 김지은 씨에 대해 2차 가해에 해당한다는 비판이 이는가 하면 미투 운동을 비하했다는 의견이 나와 하 교수에 대한 비판을 이어졌다. 이와 함게 한 재학생이 2016년 하 교수에게 성추행을 당했다는 폭로하기도 했다.

한편 동덕여대는 같은 날 윤리위원회를 열어 향후 진행절차를 논의했다. 대학 관계자는 “윤리위에서는 벌어진 사안의 사실관계를 확인할 예정”이라며 “징계위원회를 열어 하 교수를 회부할지는 추후에 검토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