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방부 "추가로 밝힐 사항 없다"
- 한미 정상회담 일주일 앞두고
- 사드배치 진실게임 양상으로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HAAD·사드) 발사대 배치 과정이 애초 '1+5'에서 '2+4'로 변경된 과정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청와대는 이에 대한 진상조사를 진행 중이다. 사드 1개 포대는 X-밴드 레이더와 미사일 발사대 6기, 요격미사일 48기, 발사통제장치 등으로 구성된다.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서주석 국방부 차관이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이용우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2일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사드 배치 연기를 결정해 중국 쪽으로 경사됐고, 미국과 멀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있다'는 질문에 "애초 계획에 따르면 2017년 말까지 사드 발사대 1기를 배치하고 나머지 5기는 내년에 배치하기로 합의됐다. 그러나 어떤 연유에서인지 이런 모든 절차가 앞당겨졌다"고 설명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23일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문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에 대해 "사드 배치와 관련해 적법한 절차를 밟는 것이지, 연기하거나 늦추는 게 아니라고 설명하는 과정에서 나온 내용"이라고 밝혔다.

한미 정상회담을 불과 일주일 앞두고 문 대통령이 사드 배치 과정 변경에 문제를 제기한 것으로도 해석되는 대목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전략적인 메시지가 아니다. 있는 그대로 받아주면 좋겠다는 게 참석했던 관계자들의 전언"이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이 "알 수 없는 이유로 연기됐다"고 표현한 것에 대해서는 "초기에 '1+5'로 합의됐던 게 수정돼 발사대 2기가 (3월) 배치됐고, 대선 직전(4월) 급히 발사대 4기가 들어온 과정에 대해 조사가 진행 중이어서 현재는 (이유를) 모른다는 뜻"이라고 부연했다. 청와대의 주장대로라면 한미는 원래 올해 안에 발사대 1기만 배치하고 나머지 5기는 내년에 배치하는 것으로 합의했는데, 이를 중간에 바꿨거나, 애초 합의와 달리 발사대 2기를 배치한 것이 된다.

이와 관련해 국방부 당국자는 "대통령의 인터뷰 내용에 대해 추가로 밝힐 사항이 없다"고 말했다. 또 문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미국 국방부가 즉각 "모든 과정에서 한국 정부와 긴밀하고 투명하게 협의했다"는 입장을 표명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진실게임으로 확산되는 모양새다.

이날 국회 국방위원회는 전체회의를 열었다. 자유한국당 정우택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문 대통령이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연내 배치를 서둘러 온 미국의 기를 꺾고 협상의 주도권을 쥐려고 하는 게 아닌지 우려스럽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의원은 "(국방부가) 국민을 속이고, 국회 국방위를 속이고, 한미 최초 합의까지 어기면서 사드 배치를 서둘렀다면 의도가 있는 게 아닌가"라고 반박했다.

김태경 기자 tgki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