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GO' 등 청렴 실천운동 전개
- 작년 권익위 평가서 1등급
- 다음달 초등교장으로 복귀
- "독서교육 활동에 매진할 것"

'나 하나 꽃 피어/ 풀밭이 달라지겠느냐고/ 말하지 말아라/ 네가 꽃 피고/ 나도 꽃 피면/ 결국 풀밭이 온통/ 꽃밭이 되는 것 아니겠느냐'.

김정희 교육장이 고성학부모네트워크 학부모들로부터 받은 감사패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종호 기자

조동화 시인의 '나 하나 꽃 피어'라는 시(詩)의 한 구절이다. 경남도교육청 고성교육지원청 김정희(60) 교육장은 "좋아하는 시 가운데 하나다. 구절을 되새길수록 작은 변화 하나 하나가 뭉쳐 결국에는 큰 물결을 이뤄 물길까지 바꾼다는 깨달음을 느끼게 된다"고 말했다. 이 시가 자신을 바로 설 수 있도록 이끌어 주는 '청렴시'라는 소개도 덧붙였다.

그는 교육장으로 근무하면서 월례회나 간담회 때 교직원들에게 책이나 시를 한 편씩 소개하고 있다. 지난해 8월 월례회 때는 그 동안 소개한 시 중에서 마음에 와 닿을 만큼 예쁘면서 공직자로서 꼭 암송했으면 하는 청렴시 5편을 선정해 직원들을 대상으로 암송대회를 갖기도 했다.

김 교육장은 교육계에서 '청렴의 아이콘'으로 불리고 있다. 그는 2015년 3월 고성교육장 취임과 동시에 '나부터 강력한 청렴 실천 의지'를 전 직원 앞에서 밝혔다. 그리고 제일 먼저 한 일이 청렴 동아리인 '고마리꽃-고성'을 만든 것이다. 개울가에 피는 고마리꽃은 물 정화 역할을 한다. 또 청렴 문화조성을 위해 '365 쓰리 GO(안주GO, 안받GO, 돌려주GO) 실천운동'을 함께 전개했다. 이 같은 노력으로 고성교육지원청은 지난해 말 국가권익위 청렴도 평가에서 도내 교육지원청 가운데 유일하게 1등급을 받는 성과를 거뒀다.

김 교육장은 "이 같은 성과는 직원 상호 간 소통과 협력을 통해 다양한 청렴실천 아이디어를 발굴하고자 노력한 결과물"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지난해 12월 경남·부산·울산교육청 감사 담당 공무원 100여 명이 참석한 합동 워크숍에서 '청렴한 교육문화 조성'을 주제로 특강을 했다. 이 자리에서 김 교육장은 고성교육공동체와 함께 추진했던 '고마리꽃이 피었습니다' 청렴 축제와 청렴문화 실천 사례를 소개하고 청렴시도 낭송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

그는 "공직에 있는 모든 분에게 평소 딱딱하고 어려운 것으로 각인된 청렴 이미지가 좀 더 쉽고 재미있게 다가가 행복한 청렴 DNA로 자리 잡게 되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김 교육장은 다음 달에 진주 촉석초등학교 교장으로 자리를 옮긴다. 2년간 근무한 고성교육지원청을 떠나게 된 그에게 지난 16일 고성학부모네트워크는 감사패를 줬다. 감사패에는 그가 가장 좋아하는 '나 하나 꽃 피어' 시 전문이 새겨져 있다.

김 교육장은 "이제껏 받은 상패 중 가장 소중하다"며 "교육장으로 부임한 뒤 스스로 칭찬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지원청 전 직원, 각 학교 교직원과 하나가 돼 가꾼 고성교육"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학교장의 자격으로 교육 일선에 복귀하면서 그는 다시 새로운 꿈을 꾸고 있다. 학생·학부모·교직원이 감동과 행복교육을 위해 머리를 맞대는, 열정이 살아 있는 그런 학교를 그리고 있다. 김 교육장은 "아이들의 성장을 기다려 주고, 아이들의 다름을 인정해 주고, 아이 모두의 얼굴에 웃음이 번지는 학교가 내 마음속에 자리하고 있다"면서 "(제가) 꿈꾸는 학교를 만들기 위해 이 세상에서 역기능이 가장 적고 순기능이 가장 큰 독서교육 활동에 매진하겠다"는 각오도 내비쳤다.

그는 "혼자 꾸는 꿈은 그저 꿈에 불과하지만 함께 꾸는 꿈은 새로운 미래의 시작이라고 한다"며 "새로 부임하는 학교에서는 소통·공감·성찰이라는 세 단어를 가슴에 품고 소중한 학생들과 함께 꿈을 키워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종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