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밀라노의 산시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5-2016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앙투안 그리즈만(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이 전반 추가 시간 토레스가 유도한 페널티킥 키커로 나섰다.
성공하면 전세는 1-1로 맞춰진다. 그러나 그리즈만의 강력한 왼발 슈팅은 크로스바를 때리고 나왔다. 순간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팬들은 얼굴을 두 손으로 감싸야 했다.

2년 만에 다시 만난 레알 마드리드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리턴 매치'를 지켜보는 팬들의 시선은 호날두와 그리즈만에게 쏠렸다. 호날두는 결승전을 앞두고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11경기를 뛰는 동안 16골을 꽂으며 자신이 기록한 한 시즌 역대 최다골(17골) 달성을 노렸다. 그리즈만은 7골에 그쳤지만 8강전부터 물오른 발끝 감각을 자랑하며 AT 마드리드의 승승장구를 이끌었다.

결론적으로 호날두와 그리즈만은 이날 120분 연장혈투로 치러진 결승전에서 둘 모두 득점에 실패했다.
피마르는 승부차기에서 두 스타의 운명이 갈렸다. 호날두는 지난 24일 훈련 도중 다리를 쩔뚝이며 훈련장을 빠져나가며 부상설이 퍼졌다. 이날 호날두는 '잘 나가던 호날두'의 모습은 아니었다. 무회전 프리킥도 수비벽을 통과하지 못했다.

반면 그리즈만은 레알 마드리드의 수비진을 위협하며 득점 기회를 노렸으나 PK에 실패했다. 후반 34분 터진 야니크 카라스코의 득점을 생각하면 연장승부까지 가지 않아도 되는 안타까운 결과였다.

두 팀은 결국 120분 연장 혈투 끝에 승부차기에 들어갔다. 레알 마드리드의 선축으로 시작된 승부차기에서 AT 마드리드의 디에고 시메오네감독은 페널티킥을 실축했던 그리즈만을 1번 키커로 내세우는 과감성을 보여줬고, 그리즈만은 이번 만큼은 실패하지 않았다.

3-3까지 팽팽하게 진행된 승부차기에서 레알 마드리드의 세르히오 라모스의 슈팅이 골그물을 흔들었고, AT 마드리드의 4번째 키커로 나선 후안프란의 슈팅이 왼쪽골대를 때려 승부의 추는 급격히 레알 마드리드로 기울었다.

레알 마드리드의 마지막 키커 호날두는 침착하게 골을 터트린 뒤 통산 11전째 우승인 라 운데시마에 환호하며 웃통을 벗었고, 취재진의 카메라 플래시는 호날두에게 집중됐다.

하지만 이길 뻔했던 경기에서 자신의 실수로 우승 트로피를 놓친 그리즈만은 팬들과 함께 눈물을 곱씹으며 그라운드를 벗어나야 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