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강댐 물 공급 부당성 언급
- 도민 82% 물 나눠먹기 찬성
- 전문가, 식수정책 변화 평가

경남도가 진주 남강댐 물의 부산 식수공급 정책에 변화를 모색하고 나섰다. 남강댐 물과 관련된 사안은 경남과 부산 등 두 지자체 간 초미의 관심사여서 도의 이런 행보가 어떤 결과를 도출할지 주목되고 있다.

2일 관계기관에 따르면 도는 최근 남강댐 물의 부산 공급 대신 지리산댐(문정댐) 건설로 이 문제를 해결하자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는 그동안 홍준표 경남지사의 의중을 반영해 부산 물 공급 문제에 대해서는 두 가지 방안을 동시에 진행하는 정책을 펴왔다. 남강댐 물의 여유물량을 부산에 공급하되 여의치 않으면 지리산댐을 다목적 댐으로 건설, 부산에 상수원수로 제공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하지만 도는 원칙적으로 지리산댐을 만들어 이 문제를 푼다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이와 관련, 도의 정책 수립에 이론적 기반을 제공하는 경남발전연구원은 이날 남강댐 물의 부산 공급 부당성을 언급한 정책보고서를 내놨다. 경발연은 이 보고서에서 남강댐 물을 지금보다 하루 65만t 더 생산해 부산 등지에 추가 공급할 경우 물 부족 사태가 3년마다 1회 발생하는 데다 식수 공급에 따른 안전도는 32%가 감소하는 등 심각한 문제점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어 이 같은 이유로 남강댐 물의 부산 공급은 사실상 불가하다는 판단을 내렸다.

그러나 경발연이 도민 2000여 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82%가 물을 나눠 먹는 데는 찬성(반대 15%)하는 것으로 나타나 원수지가 문제가 될 뿐 경남지역 물의 부산 공급 시도 자체에는 별 거부감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전문가들은 경발연이 그동안 도의 도정 수행과정에서 해 온 역할을 고려할 때 이 보고서는 도의 식수정책이 변화됐음을 방증하는 것이라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도 관계자도 "보고서가 도의 입장을 대변한 것이라고 봐도 큰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말해 이런 추측을 뒷받침했다.

도의 이 같은 정책 변화는 남강댐 물의 부산 공급에 대한 서부경남 주민의 반대가 심한 데다 국토부 등도 비슷한 입장을 취하고 있어 이를 계속 고집하는 것은 실익이 떨어진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또 정책 일원화가 국토부의 지리산댐 정책을 도에 유리한 쪽으로 끌어오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국토부는 최근 지리산댐 건설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댐 사전검토협의회를 발족, 심의를 하고 있다. 그러나 국토부는 환경단체와 주민들의 반대를 의식, 도와는 달리 지리산 댐을 식수 공급이 가능한 다목점댐이 아니라 홍수 조절용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