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잠룡 차기 경쟁 조기점화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7·30재·보궐선거 승리를 발판으로 '김무성 체제'의 순항을 향한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다. 선거 참패의 거센 후폭풍에 휩싸인 새정치민주연합에서는 문재인 의원의 '구원 등판론'이 확산하고 있다. 문 의원이 야당 개편의 전면에 등장할 경우 대권을 놓고 '부산 잠룡' 간의 차기 경쟁이 조기에 달아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김 대표는 취임한 지 보름 만에 열린 재·보선에서 압승을 거두면서 정치적 입지가 탄탄해졌다. 특히 '박근혜 마케팅' 없이 오로지 '민생 경제'로 승부를 냈다는 점에서 '홀로서기'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때문에 '김무성 대권론'도 더욱 확산하는 분위기다.
탄력을 받은 김 대표는 31일 대표 비서실장에 재선의 김학용 의원을 내정하는 등 '김무성호'의 닻을 올렸다. 선거로 인한 '과도 체제'의 당에서 '김무성 체제'로의 전환을 본격화한 것이다.
특히 김 대표는 다음 주까지 사무총장, 지명직 최고위원, 여의도연구원장, 제1·2사무부총장, 대변인 등 당직 개편안을 마무리해 '김무성 정치'에 속도를 낼 것으로 알려졌다. 하마평에 오르고 있는 인사들의 면면을 보면 대구·경북, 부산·경남, 수도권, 원외 인사 등 당 안팎의 세력을 망라했다. 부산에서는 그동안 당·청관계의 막후역할을 했던 서용교(부산 남을) 의원이 전면에 등장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의 이목은 '안철수·김한길 공동체제'의 몰락과 손학규 상임고문의 정계은퇴로 문재인 의원에게 쏠리고 있다. 최대 계파인 '친노(친노무현)계의 수장'으로 대선주자급인 문 의원이 나서 '새로운 야당'을 향한 강한 리더십을 보여줘야 한다는 것이다. 문 의원 역시 존폐의 위기에 처한 당의 혁신에 앞장서야 차기 대권을 바라볼 수 있다.
차기 대권을 겨냥한 '김무성-문재인' 대결이 조기에 불붙을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일찌감치 '대권 시험대'에 오른 두 사람이 인연과 악연으로 얽혀있는 것도 흥미롭다. 김 대표와 문 의원은 부산 경남중 동문이다. 김 대표가 문 의원에 비해 두 살이 많다. 하지만 두 사람은 지난 총선과 대선에서 '부산판'을 놓고 격하게 충돌했다. 문 의원은 당시 끊임없이 '부산 공략'을 시도했고, 김 대표는 친노계를 '종북 세력'으로 규정하며 '배수진'을 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