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람선 인허가 해경·지자체 양분
- 선박법·해운법 등 관련법 7개나

- "평상시에는 해수부 중심으로
- 비상시엔 컨트롤타워로 묶어야"

여객선 세월호 침몰사고를 계기로 복잡한 선박 인허가와 안전관리 지도감독 체계를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선박 종류에 따라 8개 기관이 인허가와 사업자 관리에 관여하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관련법도 선박법, 해운법, 유·도선사업법, 어선법, 수상레저안전법 등 7개나 된다.

23일 부산시에 따르면 선박 관련 인허가와 안전관리 지도감독 체계는 선박 종류에 따라 7개 부문으로 나뉜다. 여객선은 크게 내항과 외항, 순항(크루즈)으로 구분된다. 여객선과 관련된 선박 등록과 사업 면허 인허가권은 해양수산부(해양항만청)에 있다. 하지만 사업자 지도감독은 내항과 외항·순항에 따라 4개 기관이 관여한다. 선박을 점검하고 검사하는 권한은 해수부 장관을 대신해 한국선급과 선박안전기술공단에 있다.

문제는 운항 관리 분야다. 외항과 순항 여객선의 운항 관리는 해수부와 한국선급이 나눠 맡고 있다. 안전관리체계 수립과 인증 등은 한국선급이, 입·출항 관리는 해양항만청이 담당한다. 하지만 세월호와 같은 내항 여객선의 경우 운항관리와 안전교육은 해운조합이, 입·출항 관리와 운항관리규정은 해경이 맡는다. 선사는 해운조합이 선임한 선박운항 관리자로부터 안전운항에 대한 지도감독을 받지만, 자체 운항관리규정은 해경에 제출해야 한다.

운항 관리를 해운사로 구성된 해운조합에 맡긴 것 역시 문제가 있다. 고양이에게 생선 가게를 맡긴 격이다. 안전관리 업무가 복수 기관으로 쪼개진 것도 비상시 대처하기 어려운 구조를 낳았다.

유람선의 경우 인허가권은 해경과 기초지자체로 양분돼 있다. 해수면은 해경이, 내수면은 지자체의 몫이다. 사업자 지도감독은 해경으로 일원화돼 있다. 수상레저 분야는 관할 기초지자체가 인허가와 지도감독권을 갖고 있으나 유독 해수면 사업면허권은 해경에 있다.

어선도 여객선처럼 복잡하다. 어선의 인허가권은 지자체에 있지만, 운항 관리 분야는 해경과 수협으로 나뉜다. 안전교육은 수협이 맡는데, 출항 통제 등 입·출항 관리는 해경이 담당한다.

한국해양대 최성두(해양행정학과) 교수는 "선박 인허가와 사업자 지도감독이 여러 기관에 나눠먹기식으로 배분돼 있어 체계적인 안전관리가 안 된다"고 지적했다. 최 교수는 평상시에는 해양수산부 중심으로, 비상시는 총리급 이상의 컨트롤타워 중심으로 관련 체계를 개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