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70억대 매입비 확보 현안으로

부산시가 최근 경매에 나와 논란(본지 지난 3월 31일 자 1면 보도)이 됐던 옛 한국은행 부산본부(중구 대청동) 건물과 토지 매입에 나섰다.

시는 23일 시의회 기획재경위원회에서 한국은행 건물과 토지에 대한 공유재산 관리계획 변경계획안이 승인됐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17일 열린 부산시 공유재산심의회에서도 한국은행 건물 매입건이 통과됐다. 시와 시의회의 승인은 한국은행 건물을 매입하는 데 필요한 행정적 절차다.

그동안 시는 2012년과 올해 두 차례에 걸쳐 한국은행 매입 문제를 시 공유재산심의회에 상정했지만, 막대한 매입 비용과 활용 문제에 부딪혀 보류되면서 진전을 보지 못했다. 하지만 최근 부산시 문화재자료인 한국은행 건물을 보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일단 행정적인 걸림돌을 제거하게 됐다.

이에 따라 170억 원대에 이르는 매입 비용 확보가 현안으로 떠올랐다. 시 관계자는 "이번에 이뤄진 행정적인 절차는 시가 한국은행을 매입하겠다는 뜻을 확실히 밝힌 것으로 보면 된다. 시의회의 승인을 받았기 때문에 앞으로 상황에 따라 한국은행 매입 문제가 신속하게 진행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시는 그동안 매입 외에 공동 운영과 위탁 운영 등 방안을 놓고 한국은행 측과 협의했으나 뚜렷한 결론을 얻지 못했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31일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Kamco)의 전자자산처분시스템(온비드)에 경쟁 입찰을 신청했다. 177억2800여만 원(감정가)으로 책정된 한국은행 건물은 입찰자가 없어 지난 22일 유찰됐다. 워낙 규모가 큰 데다 한국은행 건물이 지난해 9월 문화재자료로 지정되면서 입찰자가 선뜻 나서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