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리창 깬 '손도끼' 아이디어 내
- 화물칸 첫 진입한 것도 그들

세월호 침몰 사고 8일째로 접어든 23일 전남 진도 해역의 기상 상태가 양호하고 조류도 느린 '소조기'를 맞아 실종자 수색이 속도를 내고 있다. 하지만 잠수사들은 여전히 빠른 유속과 흐릿한 시야 때문에 악전고투를 벌이고 있다.

이번 수색작업에서 활약하고 있는 사람들은 민간 잠수사다. 지난 19일 4층 유리창을 깨고 선내 시신을 첫 수습할 수 있었던 것도 민간 잠수사의 아이디어로 제작한 개량 '손도끼' 덕분이다. 수압 때문에 해머를 쓸 수 없자 손도끼를 뾰족하게 갈아 유리창에 균열을 냈다. 세월호 식당과 객실 진입 통로를 마련하고 화물칸에 처음 진입한 것도 그들이었다. 사고 현장을 지휘하는 해경과 해군도 민간 잠수사의 능력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 '민간 잠수사를 일찍 투입했다면…' 하는 아쉬움이 남을 정도다.

이번 수색에 참여한 민간 잠수사는 100여 명으로 이 가운데 상당수가 22일 철수하고 이날 현재 30명가량의 잠수사만 팽목항에 남아 있다. 이들은 사고 발생 사흘째까지는 생존자 구조 작업을 서두르느라 끼니를 거르며 구조 작업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는 충분한 부식이 제공되고 있지만, 긴 작업 시간 탓에 단팥빵 바나나 초코파이 등 열량이 높은 간편식으로 체력을 보충하고 있다.

민간 잠수사 김모(42) 씨는 "감기에 걸렸지만 아직 바닷속에 있는 학생을 생각하면 약조차 먹기가 미안하다. 생존자를 한 명도 구조하지 못해 안타깝다. 기적이 일어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수색 작업에서 민간 잠수사를 배제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한 민간 잠수사는 "해경이 정조 시간에 민간 잠수사를 통제하거나 별다른 설명도 없이 수색 작업에 제외해 기다리다 돌아왔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해경 측은 "민간 잠수사의 작업 배제는 오해다. 민간 잠수사는 절차와 방법, 시간대를 고려해 투입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