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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아리 벌레 기어가는 듯한 ‘하지불안증후군’…규칙적 수면이 도움

다리 근질거림·움직이려는 충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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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밤에 통증 심해져 숙면 방해
- 원인으로 뇌 도파민 부족 추정

- 초기엔 마사지·운동 등 효과적
- 일정 수면 시간 지키는 게 중요
- 카폐인 음료 가급적 멀리해야

40대 직장인 A(여) 씨는 요즘 밤마다 심한 수면장애에 시달리고 있다. 잠 못 들게 하는 주 원인은 종아리 통증이다. 처음에는 무리해서 피곤해 그런가 보다 생각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통증이 사그라지지 않자 차츰 무슨 병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기 시작했다.
한밤에 종아리 통증으로 잠 못 들게 하는 하지불안증후군에는 다리 마사지와 족욕, 가벼운 운동 등 비약물적인 치료가 효과적이다.
늘 종아리가 땅기고 쑤시며 저리고 쥐어짜는 듯 아픈 게 일상화 되고 있었다. 특히 밤만 되면 통증이 매우 심해졌다. 바늘로 찌르는 듯 따끔따끔한 통증도 힘들었지만 마치 벌레가 종아리를 스멀스멀 기어 다니는 듯한 느낌을 참기 어려웠다. 견디다 못한 그는 제 살 속을 파고든 벌레를 잡아내기라도 할 요량으로 살점이 떨어져 나갈 만큼 손으로 세게 꼬집기도 했다. 계속되는 통증과 벌레의 움직임을 멈추게 하려고 종아리의 여린 피부를 빨래집게로 집기도 했다.

견디다 못한 A 씨는 주변 지인들에게 증상을 털어놨더니 하지정맥류가 의심된다며 흉부외과 진료를 권했다. 하지만 뜻밖에도 신경과 전문의로부터 ‘하지불안증후군(Restless Legs Syndrome)’으로 진단받았다.

하지불안증후군은 누워 있거나 앉아 있는 등 휴식 중에 다리에 근질거리는 이상 감각과 초조함이 느껴지고 다리를 움직이고 싶은 충동이 일어나는 질환을 일컫는다. 특히 밤에 이 증상이 심해져 대부분 수면 장애까지 겪게 돼 숙면을 방해하는 고질병으로 악명 높다.

하지불안증후군의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뇌의 도파민이라는 신경 전달물질이 아주 부족해 나타나는 것으로 관련 의료계에서는 추정하고 있을 뿐이다. 도파민 생성엔 철(Fe)이 필요하므로, 철분 부족이 하나의 원인으로 여겨진다. 여기에 다리에 충분하지 못한 혈액 공급, 말초 신경증과 같은 신경 손상, 빈혈, 당뇨병, 신장병, 전립선염 및 방광염 등이 다른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임신 후기에도 종종 하지불안증후군이 나타나기도 한다.

주 증상은 A 씨처럼 하지, 다시 말해 종아리 쪽의 통증 사례가 전형적이지만 무릎 위 상지, 어깨뿐만 아니라 예외적으로는 코끝에도 증상이 있을 수 있다. 가만히 쉬고 있으면 더 심해지므로 조금씩 움직이거나 통증 부위를 주물러 주면 일시적으로 증상이 완화된다.

세계 하지불안증후군 연구회에서는 이 질병을 진단하는데 고려해야 하는 5가지 증상을 제시하고 있다. ▷다리를 움직이고 싶은 강한 충동이 든다. 심할 땐 팔까지 움직이고픈 충동을 느낀다 ▷움직이지 않을 때 증상이 더 심하다 ▷가볍게 걸을 때 증상이 완화된다 ▷밤에 증상이 더 나빠진다 ▷앞선 증상들이 다른 내과적, 행동 이상으로만 설명되지 않아야 한다.

치료는 정도에 따라 다르다. 가벼운 증상엔 약물 치료보다는 발·다리 마사지, 족욕, 가벼운 운동 등 비약물적인 치료가 효과적이다. 빈번하게 증상이 나타나고 수면 장애까지 동반되는 중증엔 신경과나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등의 진단을 받고 철분 제제, 도파민 제제 등 약물치료를 받아야 한다. 대개 1, 2주 내에 증상이 호전되지만 약물을 오래 복용하면 악화할 수 있으니 반드시 전문의와 상의 후 복용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온종합병원 신경과 하상욱 과장은 “하지불안증후군 치료를 위해서는 수면 시간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므로 자고 일어나는 시간을 일정하게 유지해야 한다”면서 “특히 수면을 방해하는 커피, 녹차 등의 카페인 음료는 가급적 멀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방에선 작약이 하지불안증후군에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가 있다. 경희대한방병원 중풍센터는 작약감초탕의 치료 효능을 뒷받침할 근거를 확인, 지난해 국제 SCI급 학술저널 ‘임상현장에서의 보완 대체의학’ 5월 호에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이흥곤 선임기자 hung@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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