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중·고교 7곳 개교 청신호

그동안 난항을 겪었던 경남 진주혁신도시 내 학교용지 공급(본지 지난해 11월 13일 자 11면 보도) 에 숨통이 트이게 됐다. 혁신도시 내 개발사업자도 학교용지 부담금을 부담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기 때문이다.

23일 창원지법 제1행정부(재판장 김해붕 부장판사)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진주시장을 상대로 낸 '학교용지 부담금 처분 무효 확인' 소송에서 LH의 청구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혁신도시법은 국가 균형발전과 국민의 쾌적한 주거생활을 목적으로 대규모 택지개발·주택단지 건축 등을 예정하고 사업을 시행하는 과정에서 학교시설 확충이 유발되기 때문에 LH에 건축법 등과 마찬가지로 학교용지 부담금을 부과할 필요성이 있다"고 판결했다. 또 학교용지법이 정하는 건축법 등에 따른 개발사업과 혁신도시법 등에 따라 시행되는 사업을 다르게 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앞서 LH는 시가 학교용지 확보 등에 관한 특례법에 따라 경남도로부터 사업을 위탁받은 뒤 지난 2012년 4/4분기부터 혁신도시 A-1, A-4 블록에 대해 학교용지 부담금 징수에 나서자 납부를 거부했다. 이어 혁신도시는 혁신도시특별법에 따른 개발사업이어서 학교용지 부담금 부과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며 지난해 8월 26일 창원지법에 시를 상대로 학교용지 부담금 처분 무효확인 소송을 청구했다. LH는 2013년 2/4분기까지는 3회에 걸쳐 26억여 원을 낸 바 있다. 반면 시는 혁신도시 조성 역시 건축법과 택지개발법 등에 따라 허가받은 개발사업이기 때문에 당연히 부과대상이라는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학교용지 부담금은 택지개발 때 학교 터 확보를 위해 사업자가 내는 돈이다. 자치단체는 학교용지부담금 확보 특례법에 따라 개발사업지역에 100가구 이상 공동주택 등을 분양하는 사업자에게 부담금을 부과하고 있다. 이날 청구 기각에 대해 LH  측은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한 관계자는 "학교용지 부담금 부과 자체에 문제가 있다고 여기는 만큼 판결문이 도착하면 검토 후 항소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역사회에서는 LH 측의 항소 가능성이 남아 있지만 승소하기가 힘들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향후 진주 혁신도시 내 학교용지 구입이 급물살을 탈 것으로 전망했다. LH는 진주 외에 김천 원주 등 5개 혁신도시 관할 시를 상대로 같은 소송을 냈으나 이 가운데 2건이 패소했으며 3건은 재판이 진행 중이다.

진주혁신도시에는 초등 3곳과 중·고교 각 2곳 등 모두 7개 학교가 개교할 예정이다. 그러나 현재 갈전초등만 문을 열었으며 나머지는 예산상 어려움으로 부지조차 구입하지 못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