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진도 해상에서 침몰된 세월호에 탄 안산 단원고 학생 등에 대한 구조작업이 더디게 진행돼 희생자가 늘어나면서 사고를 당한 학부모들의 마음은 타들어간다. 이를 지켜보는 국민들도 깊은 절망감과 자괴감에 빠져들고 있다. 그런데 이런 분위기와 무관한 사람들이 우리 사회에 아직 있는 모양이다. 지방선거에 나선 일부 후보가 그렇다. 비록 극히 일부지만 전 국민 추모 분위기와 달리 앞뒤 가리지 못하는 이런 지각없는 출마자들이 있어 우리 모두를 더욱 부끄럽게 만든다.
세종시장의 새누리당 후보가 지난 18일 '폭탄주 술자리'에 참석했다고 한다. 이 사람은 세종시교육감 후보와 함께 당원 20여 명이 있는 곳에 참석했으며 이 자리에서 폭탄주가 돌았다는 것이다. 이번 참사 직후 혹여 국민 정서를 그르치지 않으려고 선거운동 일시중단과 함께 '음주·골프 자제령'을 내린 새누리당의 지시가 우습게 돼버렸다. 뒤늦게 당 차원에서 윤리위를 소집, 사실관계를 따져 엄정처리하겠다고 하나 국민이 곱게 볼 리 만무하다.
또 충북교육감에 나온 예비 후보는 문자 메시지로 이번 사건을 간접적으로 선거운동에 이용해 빈축을 사고 있다. 부산에선 새누리당 시장 경선 후보들끼리 20일까지 일절 선거운동을 하지 않기로 해놓고 반칙을 저지른다고 서로 손가락질하고 있는 형국이다. 몰래 대의원들을 상대로 지지를 부탁하는 '전화질'을 했다는 거다. 만약 이것이 사실이라면 국민을 속이는 일이자 지역 유권자를 우습게 아는 처사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런 몰지각한 행동을 보면 이들이 공직에 대한 소명감은 고사하고 최소한의 윤리의식이라도 있는지 의문이 든다. 선거란 이런 참사의 대비·수습책을 세우고 아픔을 함께할 지도자를 선택하라고 있다. 이들은 자격미달임이 분명해 보인다. 6월 4일이 선거일이다. 여야 정치권은 적어도 이번 사건 수습이 마무리될 때까지만이라도 볼썽사나운 일은 더는 없도록 해야 한다. 차제에 후보자의 자질도 철저히 검증할 일이다. 선거는 국민을 위해 있는 것임을 잊지 말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