無音의 벽을 넘어 꿈꾸는 세상과의 소통

청각장애인 사진작가 김영삼, 부산 이비스 호텔에서 사진전

  • 국제신문
  • 임은정 기자 iej09@kookje.co.kr
  •  |  입력 : 2011-12-06 19:58:04
  •  |  본지 21면
   
'내 마음의 소리'
- '마음의 소리' 확산 등 형상화

"난 남들과 다른 귀를 갖고 있다. 모두가 쉽게 들을 수 있는 소리를 정확히 듣지는 못하지만, 눈을 지긋이 감고 집중하면 내 귀에서 마음으로 오로라보다 찬란하고 화려한 빛을 만들어 내는, 찬란한 그 빛을 마음 속에 보여주는 특별한 귀를 갖고 있다.…"

'내 마음의 소리'라는 작품을 제작하면서 쓴 작가의 글이다. 마음의 소리로 세상과 소통하는, 청각장애인 사진작가 김영삼 씨가 3번째 사진전을 열고 있다. 오는 15일까지 이비스 앰배서더호텔 부산시티점(부산진구 부전동) 로비에서 선보이는 '내 마음의 소리&도시안의 세계Ⅲ' 전이다. 부산에서 태어나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뉴욕의 미술대학 비주얼아트스쿨(Visual Arts Scool)에서 사진예술학을 전공한 작가는 3세때부터 시작한 미술공부로 장애를 극복하고 있다.

작가는 미국 인도 아프리카 등 전세계를 돌며 만난 풍경과 사람들을 사진으로 찍은 후, 디지털 합성작업을 거쳐 작품으로 완성했다. 여러 이미지들을 인위적으로 배치해 새로운 풍경으로 재탄생시킨 작품들은 마치 한 폭의 화려한 그림을 보는 듯 하다. 석양 무렵 아프리카의 붉은 하늘을 배경으로 여러 도시가 바둑판처럼 엮여 있는 대지를 각기 다른 인종의 사람들이 하나씩 밟고 서 있다. 붉은 하늘과 배치되게 작품 아랫쪽에는 푸른 하늘에서 두 마리 새가 비상하고 있다. '도시안의 세계' 시리즈 중 한 작품으로, 모두 작가가 직접 다니며 촬영한 사진들이다.

또다른 작품에서는 석양이 물든 뉴욕 하늘과 건물이 배경이다. 여기서는 세계 각지의 인물과 건물, 풍경 등이 커다란 방패연의 조각들로 들어가, 하늘로 높이 솟아 올랐다. 도시안에 갇혀 있지만 자유로이 하늘을 날아가고 싶은 현대인들의 욕망을 담았다. 작품 속에는 작가 본인이나 할머니 등 주변 지인들로부터 아프리카인, 일본 모델, 아랍인 등 전세계 인종이 등장한다. 그는 "보통 한 작품을 만들려면 500~1000장의 사진을 뽑아 내가 원하는 장면들을 찾아낸다"고 설명했다.

'내 마음의 소리'시리즈는 자신의 장애를 작품으로 풀어냈다. 한 사람의 머리에서, 또는 가슴이 맞닿아 있는 두 사람의 머리에서 나무 줄기가 뿌리처럼 뻗어나가 서로 만나게 된다.

작가는 이를 "마음에서 그려지는 소리의 신경세포들"이라고 했다. "나뭇가지는 신경세포, 나뭇잎은 나타나는 모양, 그리고 꽃잎은 화려하고 찬란한 소리의 형태다. 저의 특별한 귀로 다양하게 그려지는 마음의 소리들이 잘 뻗어나가 언젠가는 다른 사람들과 섞이고 연결돼 멋진 마음의 소리를 완성하고 싶다." 작가의 간절한 소망이다.

첫 전시때부터 기아대책 부산본부와 인연을 맺고 전시 수익금을 아시아, 아프리카 등 빈곤국가 지원사업에 후원금으로 내고 있는 작가는 이번에도 수익금 전액을 후원금으로 쓸 예정이다. (051)441-95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