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19 전담 부산의료원
- 최일선서 ‘사투’ 의료진에
- 감사 메시지와 온갖 먹거리
- 개인·단체·익명으로 보내와
“당신들이 있어 오늘도 안심하고 하루를 보낼 수 있었어요. 잠깐이라도 비타민 충전하며 쉬시기를.”(3일 부산의료원에 도착한 응원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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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지역 코로나19 환자의 절반 이상을 치료 중인 부산의료원에 시민이 전달한 응원 편지와 떡 사과 빵 등 각종 음식. 부산의료원 제공 |
3일 오전 11시께 부산 연제구 부산의료원 1층에 30대 중후반으로 보이는 남녀가 양손 가득 쇼핑백을 들고 찾아왔다. 이들은 “코로나19 확산으로 고생하는 의료진이 먹고 힘냈으면 좋겠다”며 이름을 밝히지 않은 채 가져온 선물을 의료원 직원에게 건네고 사라졌다. 쇼핑백 안에는 딸기 블루베리 자몽 등을 한입에 먹을 수 있게 손질한 과일 도시락과 초콜릿이 들어 있었다. 한 자 한 자 정성스럽게 쓴 손편지에는 ‘힘든 시기에 부산 시민을 위해 애써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뉴스에서 힘들어하시는 모습을 보고 마음이 너무 아팠습니다. 다시 일상을 살아가는 행복을 느끼는 날이 오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힘내세요’라는 글이 담겼다.
부산지역 공공병원으로 코로나19 치료의 최일선에서 사투를 벌이는 부산의료원에 최근 시민의 응원이 답지한다. 익명 혹은 단체 이름으로 떡이나 과일, 음료 등 먹거리를 보낸 사례가 벌써 7건이다. 이날 기준 부산의료원에는 지역 코로나19 환자 82명 중 과반인 46명이 입원 중이다. 또 코로나19 환자가 급증하는 사태를 대비해 기존 환자를 전원하고 548개 병상을 마련한다. 어느 때보다 팽팽한 긴장감 속에서 일하는 부산의료원 의료진과 직원은 시민의 선물이 전달될 때 잠깐 긴장을 풀고 웃는다.
첫 선물은 지난달 28일 도착했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시민이 부산의료원에 전화해 “의료진을 돕고 싶은데, 음식을 보내도 되느냐”고 물은 뒤 배달업체를 통해 감귤과 떡, 두유를 보냈다. 보낸 이는 ‘유튜브대학 솔빛길팀·혜윰팀’이라고만 돼 있었다. 같은 날 또 다른 시민도 익명으로 빵과 음료를 보냈다. 지난 2일에는 ‘부산차인회’가 떡을, 부산성광교회가 ‘코로나19 사태 예방과 치료를 위해 애쓰시는 의료진 힘내세요’라는 메시지와 함께 사과 10박스를 보냈다. 부산양정고 3기 동문은 음료수와 물을 직접 트럭에 싣고 왔다. 이날 ‘삼대돼지불고기 사직2호점’이 돼지갈비 400인분을 제공해 부산의료원 직원이 구내식당에서 ‘특식’을 먹을 수 있었다. ‘재진이네대구뽈구이’ 식당도 오는 5일 대구뽈구이 400인분을 제공하겠다고 했다. 부산의료원 관계자는 “선물이 오면 의료진 300여 명에게 우선 배분하고, 양이 충분하면 직원 800여 명이 나눠 먹는다”며 “음압병실의 의료진에게 제공되는 도시락이 부실하진 않지만 시민 정성이 가득 담긴 간식을 전달하면 많이 좋아하신다”고 전했다.
부산의료원 감염관리과 소속 간호사 권민아 씨는 “당연히 해야 할 일인데 이렇게 인사를 받아도 되는지 몸둘 바를 모르겠다”며 “코로나19가 신종 감염병이라 두려운 마음이 드는 것도 사실이지만 ‘고생한다’는 응원에 힘이 난다. 시민이 보낸 선물을 기념으로 남기고 싶어 초췌한 얼굴이지만 인증샷을 찍어 놓았다”고 말했다.
박정민 기자 link@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