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 13개 구·군이 소속 통장 자녀에게 별도 예산을 마련해 지급하자 이를 바라보는 시선이 엇갈린다. 한편에서는 특혜라는 주장이 있는가 하면 다른 한편에서는 열악한 통장 처우를 고려할 때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부산 북구, 사하구, 금정구를 제외한 13개 구·군은 조례를 제정해 통장 자녀에게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다고 6일 밝혔다.  각 구·군이 통장 자녀 장학금 지급을 위해 지난해 편성한 예산을 보면 연제구가 1494만 원으로 가장 적었고 남구가 5400만 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렇게 마련한 예산으로 각 구·군은 통장의 고교생 혹은 대학생 자녀에게 약 100여만 원의 장학금을 준다.

장학금 지급을 두고 예산 심의권을 가진 구의원들의 의견은 엇갈렸다. 강서구의회 김경옥 의원은 주민 여론을 근거로 반대 입장을 밝혔다. 김 의원은 “구가 나서 100만 원이 넘는 장학금을 지급한다는 소식에 일부 주민은 ‘특혜’로 본다”며 “강서구는 장학금 지급을 위해 매년 2000만 원이 넘는 적지 않은 예산을 써 재정 부담을 주는 만큼 폐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사상구의회 조병길 의원은 통장들의 비현실적 수당을 예로 들며 존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 의원은 “통장들은 한 달에 고작 20만 원의 수당을 받고 궂은일을 도맡는데 사기 진작을 위해서라도 자녀 장학금 제도를 이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자녀 장학금을 바라보는 시선은 통장 내부에서도 차이를 보였다. 현직 통장 대다수는 수당이 적어 장학금 제도가 유지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하지만 2008년 사하구 통장연합회는 되레 자녀 장학금 폐지를 구에 요청했다. 많은 현직 통장이 나이가 많아 자녀가 모두 성장해 장학금 수혜 대상은 아님에도 주민들로부터 특혜를 받고 있다는 인상이 불편하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사상구 통장연합회 안효구 회장은 “통장 수당을 현실화 한다면 굳이 자녀 장학금이라는 제도를 유지할 필요가 없다”고 장학금 제도의 조건부 폐지를 제안했다.

시민단체도 안 회장의 조건부 폐지에 힘을 실으며 정부의 빠른 대처를 주문했다. 부산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도한영 사무처장은 “특혜까지는 아닐지라도 형평성 측면에서 어긋나 폐지가 바람직하다. 하지만 통장이 매달 받는 수당이 너무나 비현실적인 만큼 정부가 관련 법을 개정해 수당을 현실화한 뒤 장학금 제도를 폐지하는 순서가 적합하다”고 말했다. 임동우 기자 guardia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