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사상구의회가 반장에게 지급하는 수당을 전액 삭감해 통·반장들이 반발하고 있다.

사상구의회는 반장 수당 예산 약 9800만 원을 삭감한 내년도 본예산을 확정했다고 17일 밝혔다. 사상구는 매년 구 소속 반장 1500여 명에게 1년에 5만 원의 활동 수당과 함께 매달 쓰레기봉투 30ℓ를 지급했다.

구의회는 반장 수당을 지급하려고 많은 예산을 투입하고 있지만, 구가 발행한 신문을 가정에 전해 주는 일 외에는 반장의 역할이 거의 없다고 판단한다. 게다가 이 업무는 통장도 해 반장이 꼭 필요하지는 않다는 생각에 예산을 삭감했다. 구의회 조병길 기획행정위원장은 “반장 수당으로 연간 1억 원에 가까운 예산을 투입하고 있지만, 주민은 반장의 역할을 체감하지 못한다”며 “필요한 곳에 예산을 써야 한다는 지역 여론이 있고, 의원들의 의견도 일치해 예산을 삭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반장의 역할에 회의적이기는 구도 마찬가지다. 다만 구 관계자는 “시간을 두고 반장 수를 줄일 예정이었는데, 의회가 이런 계획이 흐지부지될까 예산을 삭감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구의회의 이런 결정에 통·반장들은 강력하게 반발했다. 구 통장연합회는 이날 구와 구의회에 방문해 반장 수당으로 배정된 예산을 복구하라고 강력하게 촉구했다. 안호구 통장연합회장은 “반장과 통장의 역할이 중복되는 게 아니라, 많은 일을 나눠하는 것”이라며 “수당이 없어져서 반장에서 사퇴하면 통장들의 업무가 지나치게 많아진다”고 말했다. 통장연합회는 추가경정예산이라도 확보하라고 요구했지만, 구와 구의회는 모두 예산을 마련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임동우 기자 guardia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