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형제복지원(현 느헤미야) 대표 징역3년…법인 취소 탄력

법원 "죄질 불량" 법정구속…구형보다 높은 이례적 선고

  • 이경식 유정환 이승륜 기자
  •  |   입력 : 2014-05-16 22:29:51
  •  |   본지 5면
- 부산시 허가취소 막바지 단계
- 檢, 공무원과 유착 수사 임박

부산 형제복지원의 후신인 사회복지법인 느헤미야의 전 대표가 횡령죄로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됨에 따라 부산시의 느헤미야 법인 설립 허가 취소에 탄력이 붙었다. 또 형제복지원과 공무원의 유착관계(본지 지난 15일 자 1, 3면 보도)가 드러나 검찰 수사도 초읽기에 들어갔다.

부산지법 형사7부(노갑식 부장판사)는 16일 재단 자금을 빼돌린 혐의(횡령)로 기소된 느헤미야 전 대표 박모(40) 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검찰은 박 씨에 대해 징역 2년을 구형했으나, 법원은 죄질이 불량하다며 이례적으로 선고 형량을 구형보다 높게 잡았다. 박 씨의 아버지이자 형제복지원 대표를 지낸 박인근(83) 씨도 함께 기소됐으나 뇌출혈로 쓰러져 재판을 받지 못했다.

재판부는 박 씨에 대한 공소사실 중 2008년 2억 원 횡령은 무죄로 판단했고, 나머지 16억 원은 유죄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횡령 혐의를 부인하고 있으나 법인 대표였던 아버지가 쓰러진 뒤부터 깊이 관여한 것으로 보인다. 연간 10억 원의 정부 보조금을 받는 사회복지재단에서 개인적인 용도로 상당한 금액을 빼돌린 점은 용납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박 씨 부자는 재단 명의의 부산 강서구 대지 등을 매각한 대금 21억여 원 중 12억6000만 원과 재단이 부산 사상구에서 운영하는 사상해수온천의 수익금 5억8000만 원을 개인적으로 사용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에 따라 부산시는 다음 달부터 느헤미야 법인 설립 허가 취소에 본격적으로 나설 방침이다. 앞서 시는 재단 이사진을 전원 교체한 뒤 해당 법인 설립 허가 취소를 추진해 왔다. 시 관계자는 "박 전 대표의 횡령 등 위법 사실이 드러난 것은 앞으로 해당 법인 설립 허가 취소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시는 법인 설립 허가 취소 검토의 막바지 단계에 있다.

형제복지원과 공무원 간 유착관계가 드러나면서 검찰 수사도 임박했다. 시는 법률 자문을 거쳐 검찰에 수사를 의뢰하기로 했다. 송근일 시 복지건강국장은 "다음 주 초 관련자들을 검찰에 고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형제복지원 사건은 군사정권 당시 거리 부랑인을 선도한다는 이유로 부랑인 수용시설인 형제복지원에 매년 3000명 이상 무연고 장애인, 고아, 일반 시민을 끌고 가 불법 감금하고 강제노역, 구타, 암매장 등을 자행한 인권유린 사건이다.

1960년 형제육아원으로 시작한 형제복지원은 이후 재육원, 욥의 마을, 형제복지지원재단에 이어 지난 2월 느헤미야로 법인명을 바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