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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교산&그너머] <1377> 전북 남원 서룡산

지리산 서북능선이 발 아래…이 길, 사람들이 아직 잘 몰라요
이창우 산행대장 lcw1124@kookje.co.kr | 2024.04.17 1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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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룡산 주차장 회귀 10㎞ 코스
- 로프로 오른 범바위 전망 최고
- 천왕봉서 덕두산까지 한눈에
- 40년 ‘장좌불와’ 청화스님의
- 쓰러질듯한 토굴 금강암 유명
- 국보 백장암 삼층석탑도 봐야

‘근교산&그 너머’ 취재팀은 백장암 서진암 금강대를 품은 전북 남원의 서룡산(瑞龍山·1075m) 을 소개한다.
서룡산정상에서 수청봉으로 능선을 타면 마을에서는 괭이바위로 격을 낮추워 부르는 범바위 전망대가 나온다. 취재팀 앞으로 지리산 태극종주의 기·종점인 덕두산에서 시계반대방향으로 바래봉 만복대 노고단 반야봉이, 그 가운데로 달궁계곡이 발아래 산내면소재지로 흘러 내린다.
서룡산은 아직 많이 알려지지 않아서 때 묻지 않은 길을 걷는 게 좋다. 특히 지리산 인월산업단지에서 백장암을 찾아가는 2㎞ 산길과 절에서 매동마을로 향하는 오솔길은 전국의 내로라하는 둘레길과 견주어도 전혀 손색 없는 아름다운 숲길이다.

■국보 백장암삼층석탑 볼만

인월산업단지를 기·종점으로 하면 거리가 멀어 체력 부담이 될 수 있다. 그때는 승용차로 백장암까지 올라간다. 백장암에서 산행을 시작해 서진암 사거리~서룡산 정상~금강암~범바위~백장암 삼거리를 지나 백장암 갈림길에서 하산해 백장암으로 되돌아오는 코스로 산행해도 괜찮다. 이때는 약 7㎞에 4시간30분 안팎 걸린다.

서룡산은 통일신라 시대에 조성한 국보 10호 백장암삼층석탑만으로도 그 이름값을 톡톡히 한다. 백장암은 9세기 초에 창건했다, 실상선문의 참선도량으로 쓰였으며 임진왜란에는 폐허가 된 실상사를 대신해 실상사 스님들이 머물렀다. 당우는 현재 대웅전과 인법당 산신각 칠성각이 있으며 보물로는 석등, 청동은입사향로가 있다.

금강암(사진)은 금강대로 불리며 청화 스님이 수행하던 토굴이다. 스님은 24세에 출가해 1947년 백양사 운문암에서 득도했다. 40여 년간 눕지 않고 좌선하는 장좌불와(長坐不臥) 수행과 묵언, ‘음식은 배를 불리는 게 아니다’며 2003년 입적 때 까지 ‘하루 1식’을 원칙으로 했다 한다. 금강대는 지리산 서북능선을 조망하는 명당으로 알려져 있다.

서룡산과 수청봉 사이 능선에는 세 개의 바위가 있으며, 범바위 선바위 관바위이다. 범바위를 빼고는 모르고 그냥 지나친다. 범바위를 마을에서는 괭이(고양이) 바위라 한다. 여기에는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전해 온다. 상우리 일대가 소가 누운 와우형이라 마을이 범에게 잡아먹혀 망한다는 속설이다. 실제로 1988년께 마을의 많은 젊은이가 원인을 알 수 없이 갑자기 죽어 나갔다. 마을에서는 이 일이 범바위 탓이라 여겨 그 뒤부터 괭이바위로 격을 낮추어 부르고 있다 한다.

산행경로는 다음과 같다, 서룡산 주차장~서룡산 입구~서룡산·백장암 갈림길~벌목지역~백장암 옛길~백장암~백장암 옛길(금강암 갈림길~돌탑 갈림길~능선 안부 사거리(산불 지역))~서진암 사거리~885봉~금강암 갈림길~서진암 갈림길 이정표~서룡산 정상~서진암 갈림길 이정표~금강암 갈림길~금강암~금강암 갈림길~범바위~무덤 3기~810봉~백장암 삼거리(인월산업단지·인월)~하우 마을·백장암(중군 마을) 갈림길~수청봉(삼각점)~서룡산·백장암 갈림길~서룡산 주차장으로 되돌아오는 원점회귀다. 산행거리는 약 10㎞, 5시간30분 안팎 걸린다.

지리산 인월산업단지 입구 서룡산 주차장에서 출발한다. 서룡산 등산안내도를 참고한 뒤 도로에 나가면 왼쪽에 서룡산(3.3㎞) 들머리를 알리는 이정표가 있다. 임도는 구룡관광호텔을 돌아 4, 5분이면 백장암·서룡산 갈림길이 나온다. 직진해 백장암(1.7㎞)을 먼저 간다. 왼쪽 서룡산 방향은 취재팀의 하산길이다. 인월에서 백장암을 찾는 옛길은 평탄하게 이어진다. 오른쪽 랑천 건너 덕두산은 지리산 태극종주의 기·종점으로 장막을 친 듯 우뚝하다.

■지리산 서북능선 전망대 산

물이 베어나는 너른 습지와 조망이 열리는 벌목 지역을 벗어나 한 사람 다닐 만한 조붓한 길에 들어선다. 맞은편에서 동자를 데리고 육환장(六環杖)을 짚은 노승을 금방이라도 만날 듯 정겹고 포근한 옛길이다. 서룡산 갈림길 한 곳을 거쳐 40여 분이면 발아래 백장암이 보이는 능선 삼거리에 닿는다. 오른쪽으로 간다. 왼쪽은 서룡산 능선으로 간다. 곧 대나무로 얽은 삽짝 문에서 ‘하산길(주차장)’을 따라 지나치면 백장암에 내려선다. 감청색 삼층 석탑과 석등이 반긴다.

종무소 뒤로 돌아 해우소 앞을 지나면 너른 길도 잠시, 오솔길로 바뀌면서 완만한 산허리길이 이어진다. 실상사 스님들과 신도들이 오르내렸을 백장암 옛길을 다시 걷는다. 군데군데 무너진 돌 축대가 보인다. 약 20분이면 Y자 갈림길에 닿는다. 취재팀은 서룡산 능선을 타려고 오른쪽 길로 갔다. 왼쪽은 금강암으로 곧장 오르는 길이다. 이내 계곡을 건너면 갈림길이 또 나온다. 두 길 모두 서룡산 능선으로 붙는다.
돌탑이 있는 왼쪽 길은 서진암 못 미쳐 능선 사거리로 오르는 지름길이다. 취재팀은 옛길 분위기를 더 느끼려고 오른쪽으로 향했다. 살랑살랑 봄바람을 맞으며 편하게 산비탈을 에돌아간다. 8분쯤이면 사거리 안부 고개에 다다른다. 여기서 왼쪽으로 꺾어 본격적으로 산등성이를 탄다. 직진은 매동마을에서 오는 길. 아름드리 소나무가 재작년에 난 산불로 모두 밑둥치가 검게 그을렸다.

살짝 가팔라지는가 싶더니 능선은 완만해져 20분 남짓이면 사거리에 닿는다. 서룡산은 능선을 직진한다. 왼쪽은 돌탑에서 올라오는 길이며, 오른쪽은 서진암 방향으로 약 250m쯤 떨어졌다. 세암, 세진암으로도 불리는데, ‘세상 먼지를 털어낸다’는 뜻이라 한다. 시간이 된다면 갔다 오도록 한다. 이제부터 마음을 다잡아야 한다. 가파르게 치받아 오르던 산길은 약 840m 높이에서 처음으로 조망이 열린다. 지리산 권역의 반야봉 고리봉 바래봉 덕두산을 잇는 지리 능선을 보며, 여름 같은 무더위에 힘을 얻는다.

885봉을 넘어 서진암 사거리에서 약 35분이면 갈림길이다. 서룡산은 오른쪽 능선을 오른다. 산행 리본이 여러 개 달린 왼쪽은 금강암 방향이다. 오른쪽에 삼봉산과 백운산 금대봉 뒤 높은 산은 지리산 천왕봉이다. 25분이면 스테인리스 스틸 이정표가 섰는 서진암 삼거리에 선다. 서룡산은 오른쪽으로 약 70m 떨어졌다. 정상석이 있으며 조망은 없다. 직진하면 투구봉과 삼봉산으로 향한다. 하산은 이정표 삼거리로 되돌아간다.

오른쪽 인월(3.6㎞)로 꺾어 3, 4분 가면 금강암 갈림길이 나온다. 왼쪽에 금강암 방향 표시를 한 근교산 리본 한 장을 달고, 오른쪽 진행 방향에는 근교산 리본 두 장을 묶어 놓았다. 희미한 길을 15분 쏟아지듯 떨어지면 약 960m 높이에 쓰러질 듯한 가건물 한 동과 뜯어낸 건물 터가 있다. 여기가 청화 스님이 용맹정진하던 수행처이다. 현재 기거하는 스님은 없다. 오른쪽 벼랑 위 금강대에서 지리산 조망을 즐기고 다시 갈림길로 올라와 수청봉으로 능선을 탄다.

10분이면 암봉이 나오는데 괭이 바위로 부른다는 범바위다. 로프가 있어 올라갔다 온다. 이번 산행 최고 전망대다. 남쪽으로 지리산 천왕봉에서 덕두산을 잇는 지리산 태극 능선이 펼쳐진다. 시계방향으로 황산 고남산 만행산 사두봉 장안산 백운산 장수덕유산(서봉) 남덕유산 대봉산이, 가까이에는 연비산 설산(오봉산) 천령산 등이 병풍을 친다. 덱 계단을 거쳐 잘 단장된 무덤 세 기를 지나면 멧돼지 접근을 막으려고 설치한 철조망 울타리에 냄비와 꽹과리를 단 무덤을 지난다. 약 30분이면 백장암 삼거리에 도착한다. 이정표의 표시는 지워졌지만, 인월산업단지는 직진한다. 오른쪽은 인월(2.3㎞) 방향인데 하우마을버스정류장으로 곧장 간다. 5분이면 왼쪽 백장암(중군마을)으로 내려가는 갈림길에서 오른쪽 하우마을(1.3㎞)로 간다. 정면 봉우리를 올라가면 삼각점이 박혀 있는 수청봉이다. 오른쪽 능선을 타고 솔 숲길을 30여 분 내려가면 앞서 거쳤던 갈림길이 나온다. 오른쪽으로 꺾어 5분이면 서룡산 주차장에 도착한다.


# 교통편

- 부산~인월 버스 하루 1편
- 진국 추어탕 한그릇 추천

먼 데다 부산에서 인월 가는 버스는 하루 한 번 있다. 불편해 승용차로 가는 게 낫다. 승용차 이용 때는 전북 남원시 인월면 천왕봉로 135-53 ‘지리산 인월 산업단지’를 내비게이션 목적지로 설정하고 간다. 산업단지 입구에 있는 서룡산 주차장에 차를 둔다.

대중교통은 부산 서부터미널에서 진주 산청 함양 등을 거쳐 남원으로 가는 경유버스(오전 6시20분)를 타고 인월에서 내린다. 3시간30분 소요, 인월터미널에서 인월산업단지는 약 1.2㎞ 거리로 택시를 탄다.

산행 뒤 인월에서 부산행은 오후 2시50분에 있다. 산행이 길어 버스 시간 맞추기가 쉽지 않다. 이때는 함양터미널로 가는 게 편하다. 서룡산 주차장에서 하우마을정류장은 500m 떨어졌으며 걸어서 약 10분 걸린다. 하우마을정류장에서 인월을 거쳐 함양터미널로 가는 함양농어촌버스는 약 30분 간격으로 다니며, 오후 8시50분께 막차가 지나간다. 함양에서 부산 직통은 오후 4시 6시30분에 있다. 부산 막차를 놓쳤다면 진주(오후 6시40분 7시1분 7시17분 8시10)로 간다. 진주에서 부산 서부터미널행 막차는밤 9시며, 심야버스(밤 10시 12시)도 있다. 동래 방면은 오후 8시30분 막차가 출발한다. 20~30분 간격으로 다닌다.

맛집 한 곳 추천한다. 산행 들머리에서 800여m 떨어진 인월 ‘흥부골남원추어탕(063-636-5686)’이 알려졌다. 남원 전통 추어탕으로 들깻가루로 맛을 안 내고 ‘미꾸리’만으로 끓여낸 진국 추어탕이다. 국물이 얼큰해 더위에 지친 몸을 회복해주었다. 추어탕 1만2000원

문의=문화라이프부 (051)500-5147 이창우 산행대장 010-3563-0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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